[기자수첩] 울산의 불야성(不夜城)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입력 2018-10-1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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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무 산업부 기자

중국 역사서 ‘한서지리지’에 따르면 불야성(不夜城)은 중국 한나라 때 “밤에도 해가 뜬 것처럼 밝았다”라는 전설이 전해지던 곳이다. ‘밤에도 환히 밝은 곳’을 뜻하는 불야성은 오늘날 ‘휘황찬란한 등불로 밤중에도 대낮같이 밝은 번화한 도심’ 혹은 ‘경제가 좋은 상황’을 나타내는 비유적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현대건설 조선사업부를 모태로 설립된 현대중공업은 1973년 울산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약 30년간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 중화학공업의 역사를 이끌었다. 정주영 회장은 도크(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주를 따내는 기적을 일으켰고, 울산의 모래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로 변모했다.

고도성장과 중화학공업화 달성이라는 목표로 전진하던 정부의 지원사격도 이 회사의 성장에 한몫했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현대중공업은 설립 이듬해 ‘수출 1억불 탑’을, 2009년에는 ‘수출 150억불 탑’을 수상했다. 현대중공업은 존재 자체로 울산 경기 활력의 근간이 됐다.

그러나 울산에서 불야성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현대중공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17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업황 악화 속에서도 조선 사업 부문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해양플랜트의 부진에 따라 올해 실적 목표 또한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옛날부터 조선소 사람들이 돈도 시원하게 잘 썼지”라며 혀를 차는 지역 상인의 푸념은 오늘날 현대중공업, 그리고 울산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그런데도 현대중공업의 내홍은 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해양사업부 인력 처리 문제와 임금 협상에 대한 반발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일감 부족과 개도국의 저가 수주 공세 등 외부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내부마저 분열하는 모양새다. 살아남기 위해, 우선은 내부 단속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회사의 갱생을 넘어 삶의 터전인 울산의 부활을 위해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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