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지척(咫尺)이 천리(千里)

입력 2018-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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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 연휴가 어제 끝났다. 즐겁고 행복한 연휴였으리라. 하지만 대부분이 즐겁게 명절을 보낼 때에도 가슴이 미어지는 분들이 있었다. 괜히 말을 꺼내서 다시 마음 아프게 해 드리는 게 아닌가 싶어 말을 꺼내기조차 죄송하지만 그래도 다시 꺼내서 아픔을 공유하며 위로를 드려야 할 분들-이산가족! 실향민! 임진각에 올라 손을 내밀면 닿을 듯이 보이는 고향을 바라보면서도 달려가지 못하고 망배단 앞에 엎드려 생사조차 모르는 부모, 형제, 친척을 향해 절을 올리는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 고향을 가까이 두고서도 왜 못 가는가? 이야말로 지척이 천리이다.

지척은 咫尺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여덟 치 지’, ‘(한) 자 척’이라고 훈독한다. 여덟 치에서 한 자 사이의 짧은 거리를 이르는 말로 매우 가까운 거리라는 뜻이다. 고대 중국 주나라 때의 도량형제도에 의하면 8치(寸)를 ‘咫’라고 했고 10치, 즉 한 자를 ‘尺’이라고 했는데, 이 두 글자가 결합하여 매우 짧은 거리라는 의미를 뜻하는 하나의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당나라 시인 노조린(盧照隣)은 병들어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되자 지척의 거리임에도 산하가 가로막힌 듯이 멀게 느껴진다고 한탄하며 “지척천리(咫尺山河)”라는 말을 썼다. 그런데 세상에는 실향민도 아니고 몸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지척이 산하로 가로막힌 양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형제자매끼리 화목하지 못하여 계절이 바뀌고 명절이 와도 1년 내내 연락 한번 없이 지내는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남북의 이산가족이 백발의 나이에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라. 형제자매를 못 만나 그렇게 한이 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도 가까이 있는 형제자매끼리 서로 화목하지 못하여 연락이 끊긴 채 산다면 정말 반성해야 하리라. 남자들은 잘 못하는 일도 여성들이 나서면 잘 해결될 때가 있다. 불목을 화목으로 바꾸는 일, 여성들이 나서면 잘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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