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vs 5060 세대전쟁…아버지와 아들이 격리됐다

입력 2018-10-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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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장 모(31) 씨는 올해 추석 연휴에는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다. 그에게 지난 설 연휴의 기억은 악몽이다. 모처럼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했지만, 대화는 5분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이냐", "요즘 애들은 노력 없이 불평만 많다"와 같은 말들이 계속됐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참았다. 김 씨는 "이번에는 아예 회사 휴일 근무를 신청했다"며 "생각과 가치관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설명하는 것도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불과 몇 년 새 '세대 갈등'은 한국을 규정짓는 핵심 화두가 됐다. '세대 전쟁'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부모와 자식 세대 간 감정 대립으로만 봤던 세대 갈등은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치관 차이는 세대 갈등의 주된 요소로 꼽힌다.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 결혼, 주택 매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N포 세대'인 '아들 세대'와 도시화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아버지 세대'는 기초연금,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과 같은 복지 이슈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와 같은 정치적 이슈까지, 곳곳에서 이견을 보인다.

국민들은 세대 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만19~75세) 남녀 3669명을 대상으로 벌인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2%는 세대 간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고 답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1~고3 청소년 65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72.1%가 세대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세대 갈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도 66.6%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요국의 사회통합지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교육·일자리·안전 등 11개 영역에서 중간 수준을 보였지만, 사회적 관계(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10점 만점 중 0.2점에 그쳤다. 사회구성원 간 상호 지지 정도를 의미하는 사회적 관계가 현저히 낮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사회 발전의 덫'으로도 비유되는 세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세대갈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들 세대와 아버지 세대는 서로를 무시하고 적응하려 하지 않고 있다"며 "세대 간 경제, 사회, 문화,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소통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버지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아들 세대는 아버지 세대가 살아온 시대를 살지 않았다"면서 "아버지 세대는 아들 세대가 살아온 시대를 함께 산 만큼 이해의 폭이 넓다. 아버지가 먼저 아들을 포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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