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건희 회장 등 10명 불구속 기소로 종결

입력 2008-04-17 15:02 수정 2008-04-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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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건 결국 법정서 진실 가려질 듯

조준웅 삼성특별검사팀이 삼성 이건희 회장과 임직원 9명에 대해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물어 불구속 기소하며 99일간의 장정을 마쳤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사건 공모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을 지시한 점이 인정돼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은 또 4조5000억원의 비자금을 임원들의 이름으로 차명관리하면서 삼성계열사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 및 주식소유 변동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포함됐다. 그룹 수뇌부인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기소는 지난 2000년 법대 교수 43명이 에버랜드 사건 검찰 고발 이후 7년 10개월 만이다. 특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안을 제외하면 이번에 기소된 내용들은 결국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게 됐다.

다음은 이번 특검의 수사결과 내용이다.

특검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과 관련해서는 헐값 발행을 인정했다. 특검팀은 그룹 회장의 승인과 그룹 비서실 재무팀의 조직적인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불법적인 제3차 배정방식 사용과 함께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환사채 발행과정은 당시 그룹 비서실 재무팀 소속의 김인주 이사와 유석렬 재무팀장 등이 주도해 이학수 차장, 현명관 비서실장에게 보고하고 그 내용이 이건희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봤다. 이에 특검은 이건희 회장, 현명관 전 회장, 이학수 부회장, 유석렬 사장, 김인주 사장 및 이미 기소된 에버랜드 대표 허태학 대표(현 삼성석유화학 사장)과 공모관계를 인정해 특경가법상 배임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삼성문화재단 홍라희 이사장 등 에버랜드 법인 주주의 대표이사들에 대해서는 이들이 전환사채 발행경위를 몰랐고 발행가격의 적정 여부도 몰라 실권했기에 고의 배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특검팀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사채건에 관해선 그룹공모사실을 밝혀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씨 등이 인수하면 시세 및 상장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의도적으로 싼 값으로 발행한 것. 헐값 발행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이 1539억원의 이익을 취하도록 하고 회사는 그만큼 손해를 입힌 배임혐의가 인정됐다.

또한 이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전무 남매 뿐만 아니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도 동참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까지 밝혀냈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이학수, 김인주, 삼성 김홍기 전 SDS 사장,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을 특가법상 배임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이 양도소득세 1128억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해 특가법상 조세포탈죄로 기소했다. 전략기획실 임원들의 이름으로 관리하는 자금이 대부분 이건희 회장의 차명자금이고 삼성생명 지분 16%가 이 회장 자금임을 밝혀냈다.

그 전체 규모는 삼성생명 2조3000여억원을 포함한 4조5000억원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1199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삼성전자를 포함 삼성계열사 주식매매 차익 5643억에 대해 1128억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 4명을 특가법상 조세포탈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삼성화재 비자금 조성 사건과 관련해서는 비자금을 조성후 유용한 사실을 적발해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특검팀은 삼성화재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삼성화재 재무책임자가 직원들을 시켜 회계장부를 조작한 뒤 차명계좌를 이용해 조성한 비자금 9억8000만원을 마음대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삼성화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일 때, 전산책임자인 전무가 압수 대상이 회계자료를 삭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검팀은은 비자금 조성의 책임을 물어 당시 재무책임자였던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은 횡령죄로, 경영혁신실장인 김승언 전무는 증거인멸과 직무수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의혹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전 법무비서관을 지냈던 이용철 변호사의 진술이나, 회장 지시사항 문건에 등장하는 추미애 의원의 진술, 회장 지시사항 문건의 내용 등에 비추어 삼성그룹내에 조직적 인맥관리체제가 구축돼 로비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로비를 담당했다는 삼성그룹 관계자 모두와 로비대상자로 지목된 전현직 검찰간부들이 로비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김용철 변호사도 진술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혐의로 결론내린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홍라희 삼성 리움미술관장이 삼성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해외 고가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혹에 대해서 미술품 구입자금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으로 결론내리고 내사 종결했다.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중앙일보 위장 계열분리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경영권이나 지분을 명의신탁한 증거가 불충분하고 명의신탁 자체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내사 종결했다.

e-삼성 등 4개 회사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소유 주식을 삼성 그룹 9개 계열회사들로 하여금 매입하게 해 이 전무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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