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크리스F&C과 레이크우드, 그리고 KLPGA 40년

입력 2018-04-28 15:57 수정 2018-05-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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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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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 대회는 경기도 양주시의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대표이사 안호준)에서 29일까지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대회가 개최되는 곳은 바로 국내 여자 프로 1기생이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까마득한 후배들이 우승컵을 놓고 열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이야 세계에서도 내놔도 손색없는 선수들을 갖고 있는 KLPGA지만 40년전만해도 협회는 ‘한지붕 2가족’ 살림살이이었다. 그것도 쪽방에 얹혀 사는 더부살이 신세였다.

1968년 창립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있으나마나한 여자부에 불과했다.

이곳에서 1978년 5월 제1회 여자프로테스트가 열렸다. 당시에는 레이크우드CC가 아니고 로얄컨트리클럽이었다. 그것도 단독이 아닌 KPGA 주관하는 제9회 프로월례경기였다. 이때는 남자대회도 변변한 것이 없었다. 월례경기에서 여자프로테스트는 남자 경기조의 뒤로 2팀이 나가 프로테스트를 받았다.

여자프로가 되기위해 모인 멤버는 모두 13명. 이틀간 실시된 테스트에서 4명의 선수가 프로테스를 통과했다. 현재 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강춘자를 비롯해 한명현, 구옥희, 안종현 등이다. 강 부회장이 155타(77-78)로 1위, 한명현과구옥희가 12오버파 156타로 공동 2위였으나 한명현이 백카운트로 2위, 구옥희가 3위였다. 안종현은 159타였다. 그런데 강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작고했다.

이들 4명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골퍼’라는 직함을 따냈다. 강춘자 부회장인이 한국여자프로골퍼 1호가 됐다.

1기생 배출후 70여일이 지난 8월 9, 10일 한원컨트리클럽(구 오산)에서 프로 테스트를 열렸다. 이때 김성희, 이귀남, 고용학, 배성순 등 4명이 여자 프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로써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80명 중 여자 프로골퍼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1978년 8월 9일 한국프로골프협회 내에 여자프로부를 신설했다. 여자프로부는 같은 해 9월 4일 첫 이사회를 열고 김성희를 초대 여자프로부 부장으로 선출했다.

초창기 선수들이 어렵사리 일궈놓은 초석을 발판삼아 한국여자프로협회가 최대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경기력에 걸맞는 외모, 교양을 갖춘 선수들이 모여 국내외에서 그린을 평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0년전의 역사적인 일을 잊지 않고 협회와 선수들을 위해 강북의 명품골프장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의 이전배 회장이 선뜻 골프장을 내줬다.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1972년 18홀로 개장한 레이크우드는 2015년 36홀로 확대했다. 레이크코스 18홀, 우드코스 18홀이다. 미국 골프플랜사의 설계가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했다. 리노베이션을 5단계에 걸쳐 실시했다. 클럽하우스는 물론 카트도로, 벙커, 조경수 등 모든 것을 새롭게 단장했다. 로열을 기억하는 골퍼들은 “골프장이 이렇게 변할 수 도 있구나”하고 놀라는 곳이 레이크우드다. 이번 대회를 위해 레이크우드는 대회를 앞두고 전직원이 동원돼 코스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패션문화를 선도하는 크리스 F&C 우진석 회장도 40년을 맞은 KLPGA에 동참했다. 핑, 팬텀, 파리케이츠, 마스터바니에디션 등 프리미엄 골프브랜드를 갖고 있는 패션전문기업인 크리스 F&C는 이번 대회에 총상금 10억원을 출연했다. 물론 부대 경비를 포함하면 엄청난 경비를 들였다. 특히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신경을 곤두세우는 한편 갤러리들에게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운영도 깔끔하다. 갤러리들을 위해 메이저급 경품 이벤트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선수가 12번 홀에서 홀인원을 하면 갤러리 추첨을 통해 6000만 원 상당의 재규어 고급 차량을 증정한다. 또한, 안마의자, 전동 소파, 클럽 풀세트 등 다양한 경품을 준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도입한 갤러리와 선수의 스킨십 프로그램이다. 1번 홀 갤러리 스탠드 앞에는 티오프를 시작하는 모든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응원할 수 있는 ‘하이파이브 존’이 설치됐다. 대회를 마친 모든 선수가 스코어 접수 후 10분간 대회장을 찾아준 갤러리에게 사인을 해주는 사인 존도 준비되어있어, 평소 응원하는 선수를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나의 프로골프대회를 창설하기는 정말 쉽지가 않다. 하지만 없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선수들의 기량뿐 아니라 매너, 그리고 갤러리의 에티켓과 미디어의 관심으로 대회는 만들어지고 커진다.

신록의 계절에 나무가 잘 자라려젼 건강한 물을 만나고, 찬란한 햇빛을 만나고, 좋은 토양을 만나듯...[양주(경기)=안성찬 골프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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