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날아간 ‘포스코 百年大計’

입력 2018-04-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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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맞아 ‘바이오사업’ 포부 밝힌 지 18일 만에 돌연 퇴진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 교체… CEO 리스크에 기업경쟁력 흔들

권오준 회장의 사퇴로 포스코의 백년대계(百年大計) 신사업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급작스럽게 퇴장하면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선포한 신성장동력 사업의 향방이 안갯속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권 회장이 리튬에 이어 낙점한 바이오 사업은 벌써부터 전면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가 정권에 따라 CEO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지적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간 포스코의 사업은 CEO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아왔다. 정준양 전 회장의 경우 금융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직면한 위기를 사업 다각화로 모면하려 했다. 정 전 회장은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며, 계열사 수를 늘려간 것이다.

그러나 권오준호(號)가 출범한 이후 포스코는 180도 달라졌다. ‘다이어트’에 집중하며 정 회장이 추진한 사업 다각화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권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면서 계열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권 회장은 실제로 부임 이후 4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71개였던 국내 계열사를 38개까지 줄였다.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축소했다.

권 회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덕분에 포스코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이런 실적 호전을 기반으로 권 회장은 비철과 바이오를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모든 것이 공중에 뜨게 됐다.

비철 부문의 대표 격인 리튬 사업의 경우 ‘권오준 작품’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권 회장의 애착이 남달랐다. 지난해부터는 철강부문장직을 신설해 오인환 사장에게 철강 부문을 맡기고, 권 회장은 리튬 등 신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8명의 CEO가 급작스럽게 바뀔 때마다 사업 방향이 바뀌었다”며 “CEO의 임기가 정권에 따라 흔들리면서 회사는 일관성 있는 전략을 짤 수 없게 됐고, 직원들 사이에는 신사업도 어차피 바뀔 전략이라는 회의적 생각이 확산하며 ‘복지부동’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의 바이오 산업은 추진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권 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벤치마킹해 바이오산업을 새 먹거리로 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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