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괴로워]출근만 하면 느끼는 ‘직장 우울증’도 심각

입력 2018-03-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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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초반 회사원 A씨는 회사만 가면 아무런 이유없이 마음이 울적하고, 집에 혼자 있는 날에는 괜실히 눈물이 났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싫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어 보이는 것 같아 두렵기만 했다. 결국 A씨는 1년 1개월만에 휴직계를 내고, 혼자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또 다른 회사원 50대 B씨는 가족 몰래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고 난 후에는 다소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또한 며칠을 가지 못하고, 우울 증세가 B씨를 엄습한다. B씨는 이 같은 증세의 원인이 정년에 대한 불안감과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결국 A씨는 가족과 상의한 끝에 휴직계를 내고, 그간 자신이 가고 싶어했던 유럽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 직장인 10명 중 7명 ‘우울증 경험’ …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은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홍역과도 같은 일이지만, 최근에는 A씨와 B씨 처럼 우울증으로 말미암아 휴직 또는 퇴사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남·여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회사 우울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무려 68.8%가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7명은 업무 중에도 아무런 이유없이 울적한 마음이 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마음의 병’을 가진 직장인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1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은 40대 직장인이다.

가정과 회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가장들이 우울증으로 고생하자, 정부는 2013년부터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 직장인 우울증 종류 및 원인은 … 직장인이 겪는 우울증에는 스마일마스크 증후군과 슈퍼직장인 증후군, 와이미증후군, 번아웃증후군 등이 있다.

우선,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은 주로 서비스 직종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야 할 일이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발병하는데, 대부분이 웃고 있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고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분노와 우울증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슈퍼직장인 증후군은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업무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매달리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회사 일 때문에 사생활을 포기하고 업무 외 시간에도 일 걱정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종류의 증후군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 와이미증후군이란 자신만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심리에서 발병한다.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 직장 상사 또는 부화직원, 회사의 잘못된 시스템이 모든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증후군이다.

끝으로 번아웃증후군이란 ‘불태워 없어진다’라는 뜻의 ‘소진(燒盡)’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직장인들이 겪는 우울증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이를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은 감기처럼 제 때 치료만 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일시적으로 막는대만 급급한 상황이다.

◇ 바람직한 우울증 해소 방법은? …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뽑은 스트레스 해소 방안은 ‘술이나 담배로 해소한다(25.9%)’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사람은 전체의 11.5%에 달했다.

반면 자기계발이나 대화와 소통 등 건강하게 스트레스와 직장 우울증에 대처한다는 응답을 다 합쳐도 전체의 50%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모르고, 음주나 흡연 등에 의존한 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을 만들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혼자 있는 시간 보다는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우울증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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