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특별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대신 애플의 미래에 투자할 계획을 드러냈다.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 이후 약 1630억 달러의 순현금 자산을 ‘거의 제로(0)’로 줄이고 배당금 및 환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배당금이 10~15% 증가하고 특별 배당금이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쿡 CEO는 “나는 특별 배당금의 팬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그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또한 장기간 주주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당금의 연간 증가액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전 세계에서 얻은 이익을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가져오려면 이전에는 추가로 40%의 세금이 필요했다”면서 해외 자금의 환류를 쉽게 한 세제개편을 환영했다. 애플은 이번 개정으로 380억 달러의 세금을 낸다.
애플은 앞으로 3년간 2만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쿡 CEO는 캘리포니아주 본사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 언급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20억 달러였으나 올해에는 160억 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그는 “엄청난 금액이지만 애플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19곳을 인수했다.
쿡 CEO는 모바일 결제 및 건강 관련 서비스에 주력할 생각도 밝혔다. 그는 애플워치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용자가 건강기록을 아이폰에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기반으로 건강 관리 분야에서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우리의 야망은 더 크다”면서 “나는 이 분야에서 애플이 사람들의 삶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모바일 결제는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보다 느리게 진행됐다”며 애플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애플의 시작이 느리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의 잠재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는 현금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까지 살아있을 것”이라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시장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매우 빠른 속도로 채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지난해 9월 아이폰X(텐) 공개에 이어 애플 파크 스티브잡스시어터에서 두 번째로 열린 공개행사이다. 일부 주주들은 애플 파크 공개에 대해 질문했다. 쿡 CEO는 “방문객에게 주요 시설을 공개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기밀 사항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