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웃고는 있지만… 노조 파업에 속타는 재계

입력 2018-01-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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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ㆍ재계 인사들이 모여 새해 경제 도약을 다짐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은 정부 관계자 등과 환하게 웃으며 새해 덕담을 나눴다. 하지만 임단협 등 노조 문제로 고민이 깊은 재계는 삼삼오오 모여 숙의(熟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가 수 분간 대화를 나눴다. 재계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던 정 사장은 박 회장과 마주하자 잠시 멈춰 5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정ㆍ재계 인사들의 환영사가 끝난 뒤에는 문 위원장과 마주했다.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 노조의 파업 등 노사 문제에 대해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한 현대차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하고, 교섭을 올해로 넘겼다. 현대차 노조는 4일부터 파업 돌입, 특근 거부 등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닷새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신년인사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고, 삼성ㆍ현대차ㆍSK 등 주요 그룹 총수도 참석하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대통령이 불참한 것은 지금까지 4번 뿐이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돼 불참했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재계 대표들도 함께 초청했다며, 3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불참 영향으로 삼성·현대차·SK 등 주요 그룹 총수도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노동계 대표가 이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제가 지난 2003년부터 여기에 초청받았는데 15년만에 왔다. 그만큼 (경제계와 노동계가) 거리가 멀었던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계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산업화와 압축성장에는 노동자가 있었다”면서 “이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없는 일터에서 마음 놓고 일하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동자들을 옛날 방식으로 하인이나 머슴으로 보지 않고 민주화 시대에 맞는 노사관계가 정립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연단에 올라 인사말까지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들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새롭게 많은 일을 벌일 수 있게 제도와 정책을 설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부담이 늘어날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표들은 올해 경영 계획 등에 대해 언급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소기업 글로벌 경쟁력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인력, 기술, 자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고, 미국 세탁기 공장은 언제쯤 가동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다 돼간다”고 했다. ‘이달 중 가동하나’란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중국 시장과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중국 사업 계획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며 “올해는 죽기 살기로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5년간 31억 달러 투자하기로 발표한 그래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해 1월1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5년 동안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고 새로운 공장을 지어 제네시스 차량과 SUV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신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선 “추진하고 있는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할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면서도 “자동차 부품과 OLED, 에너지 쪽으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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