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事] 송구영신(送舊迎新)

입력 2017-12-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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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포함하여 2017년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해[歲]가 바뀐다고 해서 아침에 뜨는 해[太陽]가 달라지는 게 아니건만 사람들은 새해 아침에 뜨는 태양은 여느 날 태양과 달리 새로운 태양으로 맞으려 한다. 송구영신! 묵은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다짐에서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자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송구영신은 ‘送舊迎新’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보낼 송’, ‘옛 구’, ‘맞을 영’, ‘새로울 신’이라고 훈독한다. 이 ‘送舊迎新’ 네 글자가 보이는 시구로는 중국 당나라 말, 송나라 초기의 학자이자 시인인 서현(徐鉉)의 “한등경경루지지 송구영신료불기(寒燈耿耿漏遲遲 送舊迎新了不欺)”라는 구절이 있다. “찬 겨울 밤 등불은 깜빡이고 물시계의 시간은 더디 가건만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 일은 속임(어김)이 없구나”라는 뜻이다.

12월 31은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아니다. 보내는 날이 아니라, 세월이 제 스스로 가는 날이다. 누군들 한 해를 보내고 싶어서 보내랴. 무심한 게 세월이라서 인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서두름도 게으름도 없이 항상 같은 속도로 가는 것이 세월이요, 그 세월을 싣고서 억만 년을 한결같이 한 길만 오가는 융통성 없는 존재가 바로 태양이다.

물시계의 물소리를 듣듯 시계를 들여다볼 때면 시계 바늘이 몹시도 더디게 가는 것 같더니만 어느 틈엔지 세월은 흐르고 해마다 세모(歲暮)는 어김없이 찾아와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 섣달 그믐날도 각자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른다.

헌데, 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옛것을 잘 간직해야 새로운 것이 더 빛난다. 새로움을 빛내기 위해 기쁜 일 슬픈 일 등 모든 일을 간직하자. 다만, 마음에 남아 있는 불필요한 찌꺼기들은 다 날려 보내 버리자. 그것이 송구영신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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