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도업계, ‘럭셔리’ 전략으로 고령화 시대 돌파구

입력 2017-12-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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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규슈 이후 줄줄이 럭셔리 열차 관광 상품 출시

일본 철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럭셔리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 50대 이상 여행객을 잡는 동시에 통근 이용객 감소에 대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다. 저출산 현상까지 겹쳐 경제 활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자연스레 통근 인구도 줄어들게 마련인데 이 때문에 철도 업체들은 성장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중·노년층을 노린 고가의 철도 여행 관광 상품이 그 방편이다.

시작은 JR규슈가 끊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2013년 JR규슈는 초호화 열차인 세븐스타즈 침대 열차 상품을 출시했다. 1박 2일 혹은 3박 4일 일정으로 규슈 지역을 돌아보는 관광 상품이다. 출시 당시 가격은 3박 4일 스위트룸 기준으로 1인당 5750달러(약 625만 원)였다. 2013년 출시 이후 세븐스타즈의 티켓 가격은 현재까지 5번 올랐다. 그럼에도 대기 인원이 항상 많아 추첨을 통해 탑승객을 선정한다. 내년 3월까지 열차 예약은 모두 끝났다. JR규슈는 세븐스타즈를 중국, 한국을 넘어 미국 뉴욕, 프랑스 칸까지 구석구석 홍보했다. 그 결과 현재 승객 중 외국인 비율은 17%다.

이후 JR규슈의 세븐스타즈 자리를 노리는 일본 철도 업체들이 속속 비슷한 럭셔리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일본 세이부철도는 작년 4월 ‘행복 레스토랑 열차’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52석의 소규모 열차로 주말에만 운행하는데 도쿄에서 사이타마 현에 있는 지치부까지 당일치기 열차 여행 상품이다. 편도 3시간 열차 여행으로 도쿄에서 출발할 때는 리조또, 버섯 수프, 돼지고기 구이 등이 제공되고 도쿄로 돌아오는 저녁에는 와규 코스가 나온다. 열차 내부는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했다. 음식을 포함한 티켓 가격은 편도로 1만~1만5000엔(약 15만 원)인데 출시 즉시 3개월치 티켓이 매진됐다고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전했다.

동일본여객철도는 지난 5월 좌석 34개짜리 소규모 럭셔리 열차 관광 상품을 선보였다. 4개월간 운행하는 이 여행상품의 티켓은 833개로 한정돼 있었다. 이 열차는 페라리와 포르쉐에서 일했던 유명 산업 디자니너 겐 기요유키 오쿠야마가 디자인했다. 약 90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 관광열차는 출시하자마자 1달 치가 매진됐다. 동일본여객철도의 사카모토 미코 마케팅 책임자는 “이 상품은 우리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며 “지금까지는 이용자들을 목적지로 데려오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우리나 이제 여행 상품을 통해 여정 자체를 즐겁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급행전철은 로열익스프레스라는 럭셔리 관광 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쿄에서 일본 남동쪽으로 뻗은 이즈반도로 가는 열차는 29달러에 책정돼 있다. 그러나 로열익스프레스 티켓 가격은 편도 3시간에 300달러에 달한다. 승객들은 점심으로 사슴 콩피를 포함한 고급 정찬과 바이올린 연주를 즐긴다.

틈새시장을 노린 스몰 럭셔리 상품도 등장했다. 긴테쓰철도는 블루심포니라는 열차를 운행하는데 오사카에서 나라에 있는 요시노 산까지 720엔을 추가로 내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1시간 20분 여정에서 승객은 라운지 바를 이용할 수 있고, 이곳에서 지역 특산 과자와 술 등을 즐길 수 있다. 블루심포니는 작년 9월 처음 운행했는데 1년간 7만2500명의 승객을 태웠다. 애초 목표인 6만 명을 가뿐하게 웃돈 셈이다. 긴테쓰철도는 승객들 대부분이 50대 이상 남녀커플이거나 여성 여행자 그룹으로 이뤄져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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