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신드롬 명암] 고가·거품논란에 패션업계 울상… 롱패딩 열풍 ‘양날의 검’

입력 2017-12-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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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 제품 생산… 수요예측 실패 시 재고량 부담 고스란히 남아

패션업계에 롱패딩 열풍이 뜨겁다. 일부 제품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물론 제 돈 주고도 못 사는 귀한 몸이 됐다. 패션업계 역시 이러한 열풍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고 롱패딩 특수가 무조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업계 일각에서는 제2의 헤비다운 열풍이 재현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롱패딩 열풍은 패션업계에 ‘양날의 검’인 셈이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을 출시한 곳이 수십 곳에 달한다. 롱패딩 열풍이 뜨겁자 업체마다 관련 제품을 쏟아내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골프웨어 등 너나 할 것이 없다. 롱패딩 열풍에 경쟁기업은 특수를 누리는데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앞다퉈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수많은 브랜드에서 비슷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자 업계는 경쟁 격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고가·거품 논란이다. 특히 아웃도어 업계의 염려가 크다. 통상 아웃도어 업계에서 겨울 패딩 제품은 한 해 매출의 40%가량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한 벌당 단가가 비싼 겨울 패딩은 업체들에 중요한 품목으로 기업들이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마케팅하는 것도 그만큼의 매출을 뽑아내기 위함이다.

하지만 롱패딩 열풍의 이면에는 ‘가성비’가 함께하고 있어 아웃도어 업계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가격대를 낮추고 있다. 고가 제품 비중을 10% 안팎으로 줄인 반면 중저가 제품 비중은 확 늘린 것. 기능성 소재 적용과 특수 공법, 최상품의 거위털 충전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분명히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가격만 보고 비교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쟁 브랜드 난립과 불황으로 수익성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중저가 제품 판매만으로는 이익을 꾀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롱패딩 열기에 쏟아낸 제품의 재고 처리 문제다. 수년 전 캐나다구스 등 헤비다운 열풍은 업체 간 과열 경쟁을 부추기며 지금처럼 관련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거품 논란과 업체 간 과열 경쟁에 인기가 급격히 꺾였고 창고에 쌓인 재고는 고스란히 업체의 부담이 됐다. 재고 처리에 고심하던 업체들은 결국 80~90%를 오가는 대규모 할인 대전을 열어 물량을 소진해야 했다. 이러한 할인 대전은 수익성 악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프리미엄 제품을 저가에 내놓음으로써 각고의 노력 끝에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의 추락까지 가져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겨울 시즌 매출을 고려하면 업체마다 롱패딩 열풍을 그냥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적절한 가격, 개성 있는 제품으로 어필하되 수요 예측을 하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그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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