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젊은 날의 드림카, 렉서스 IS250

입력 2008-02-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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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드림카를 꿈꾼다. 그러나 문제는 드림카를 꿈꿀 때는 돈이 부족하고, 막상 돈에 여유가 생겼을 때는 탈만한 차가 별로 없다는 데에 있다. 운전자들의 이런 딜레마를 가장 먼저 꿰뚫어본 메이커는 BMW다. 3시리즈라는 히트 모델을 통해 젊은 운전자들은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스포츠 세단을 소유할 수가 있었다.

1989년 런칭한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98년에 IS200으로 3시리즈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요타 알테자라는 쌍둥이 모델과 함께 등장한 IS200은 작지만 탄탄한 체구에 155마력의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만만치 않는 주행실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3시리즈에 맞서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디자인의 카리스마도 그렇고, 파워에서 경쟁 모델을 압도하지도 못했다. 특히 토요타에서도 같은 모델이 나온다는 점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결정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지적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 렉서스가 2005년 내놓은 모델이 바로 IS250이다. 새로운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으로 제시된 L-피네스를 계승한 IS250은 서 있어도 달리는 듯한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앞 범퍼의 에어 스커트가 낮은 편이어서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대신 따로 에어로 패키지를 달 필요가 없을 만큼 디자인이 스포티하고 매력적이다.

키를 지닌 채 앞 도어 손잡이를 잡기만 하면 열리는 도어는 렉서스 특유의 편리함과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동급에서는 렉서스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를 포함한 앞좌석 승객을 포근히 감싸는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핸들을 잡거나 도어 암레스트에 팔을 얹을 때, 기어를 잡을 때의 자세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편안하다. 다만 약간 좁은 듯한 뒷좌석은 이 차를 탈 때 감수해야 할 점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계기판은 현란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속도계와 rpm미터의 바늘이 끝까지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차의 상태가 정상임을 알려주는 것. 운전자는 마치 전투기를 모는 착각에 빠진다. ‘정숙성의 대명사’로 불리는 렉서스답게 IS250은 매우 조용하고 부드럽다. 차체 바닥까지 매끈하게 다듬은 플러시 언더바디 설계 덕분에 주행 중의 잡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설계는 벤츠나 BMW, 아우디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확실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들 독일차들은 ‘밟는 대로 나가는 맛’에 길들여진 운전자들을 만족시키는데 반해, 렉서스는 그러한 점을 추구하면서도 필요 없는 소리는 철저히 차단한다. 따라서 운전자에 따라서는 IS250이 심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독일차들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IS250을 조금만 천천히 뜯어보며 몰아보면 이러한 생각이 틀렸음을 알아챌 수 있다. IS250에는 파워 버튼이 있는데, 이는 변속 패턴을 스포티하게 바꿔주어 좀 더 강력한 파워를 맛보게 한다. 파워 오프 상태일 때는 얌전하면서도 조금 여유 있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파워 온을 시키면 가속 페달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많은 시승자들이 이를 모른 채 운전하기 때문에 IS250의 운전이 심심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IS250은 동급에서 유일하게 자동 6단 기어를 얹었다. 기본적인 변속 패턴이 연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덕분에 2500cc 배기량으로는 과분할 정도의 뛰어난 연비를 보여주지만, 다루기에 따라서는 매우 박진감 넘치는 운전도 가능하다. 도로에 찰싹 달라붙는 듯한 접지력도 IS250이 내세울만한 장점이다.

렉서스는 2008년형 IS250을 내놓으면서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추가했다. 기존 모델의 가격은 동결하면서 수백만원 상당의 터치스크린 방식 내비게이션을 150만원의 추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미 ES와 GS, LS 등에 장착되어 편의성이 입증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일본 덴소가 제작한 것으로, 화면이 정교하고 오디오와 공조장치까지 함께 표시되는 특성을 지녔다. 다만 음성 안내는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애프터마킷용 제품들도 최근 음성안내가 자연스러운 편인데, 렉서스의 내비게이션은 단어를 조합할 때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든다.

내비게이션과 함께 추가된 마크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은 값어치를 톡톡히 해낸다. 기존 모델에서 2% 아쉬웠던 사운드가 이 장비로 말끔하게 해소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차안에서 음악을 자주 듣는 이라면 내비게이션 때문이 아니라 마크레빈슨 사운드 때문에라도 내비 패키지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은 IS250이 동급 클래스의 강자인 3시리즈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렉서스가 해결하지 못한 점은 성능이 아니다. 스포츠 세단의 필수덕목인 다이내믹한 운전감각-예를 들어 박진감 넘치는 배기음-에서 아직은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 유저들의 이야기다. 마초적인 매력이 더해진다면 IS250은 더욱 매력적인 모델로 평가받을 것 같다.

렉서스 IS250 내비 패키지

레이아웃-------앞 엔진, 뒷바퀴 굴림, 4도어, 5인승 세단

엔진, 기어----- 직렬 6기통 2.5ℓ 가솔린 엔진, 207마력/25.5kg·m 자동 6단

길이×너비×높이-4575×1800×1425mm

서스펜션 앞/뒤---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225/45R17, 245/45R17

연비, 가격-------11.4km/ℓ, 4650만원

BEST-----------꼼꼼한 마무리와 완벽한 품질

WORST---------스포츠세단치고 너무나 조용한 배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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