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파워로 말하는 고성능 세단, 렉서스 GS460

입력 2008-01-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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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배기량이 깡패’라는 말이 있다. 터보나 슈퍼차저 등의 과급장치를 쓰지 않는다면 배기량 큰 차가 파워 면에서 최고라는 얘기다. 실제로 하나의 모델에 여러 가지 엔진을 얹는 경우 배기량 큰 모델의 출력이나 토크가 가장 우월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요즘처럼 과급장치의 기술이 발전한 때에는 반드시 옳은 말은 아니다. 폭스바겐 골프 GTI의 경우 배기량은 2000cc지만 최고출력이 200마력에 달해 쏘나타 2400cc보다 더 높은 출력을 기록한다. 그것은 바로 터보 장치의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 배기량을 선호하는 이들이 꾸준히 존재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 배기량에서 나오는 풍부한 토크 감각, 그것은 어떠한 과급장치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여유로움이다.

렉서스 라인업 중 오너드라이버 성향이 강한 GS에 460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GS는 초기에 300과 430 두 가지 모델로 운영하다가 300을 없애고 350으로 대체했다. 차세대 엔진을 얹은 350은 430보다 배기량은 작지만 출력이 더 커서 본의 아니게 ‘하극상’을 일으키고 말았다. 토크는 여전히 430이 앞서지만, 소비자들에게 와 닿는 수치는 최고출력이라 렉서스의 입장도 애매하게 됐다.

그 후 LS460의 등장과 함께 GS430도 자연스럽게 GS460으로 바뀌게 됐다. 더 이상 ‘하극상’을 염려할 필요가 없어진 것. GS460은 최고출력 347마력으로 283마력이던 GS430이나 307마력의 GS350보다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한다. 최대토크는 4100rpm에서 무려 46.9kg·m를 뿜어낸다.

GS는 이미 국내에서 패밀리카로 자리 잡은 ES와 스포츠 세단 IS 위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 차체 크기로 보면 ES350이 더 윗급으로 보이지만, 가격으로 보면 GS350이 더 윗급모델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뒷좌석 크기도 ES가 더 넓지만, 렉서스 라인업에서는 GS가 더 위에 자리하고 있다.

GS350은 ES350과 배기량은 같지만 파워가 더 뛰어나다. 또한 말랑말랑한 ES의 서스펜션과 달리 조금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다. 구형 GS의 스티어링 휠 변속장치가 사라진 점은 아쉽지만, 여전히 GS는 마초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오너드라이버 성향의 차인 셈이다.

이번 시승에서 만난 GS460은 같은 엔진을 얹은 LS460보다 공격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LS가 매끄러운 주행감각에 초점을 맞췄다면, GS는 폭발적이고 자극적인 가속감각을 뽐낸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다른 렉서스모델과 마찬가지로 초반 가속력에서 2% 모자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연비를 중시하는 렉서스의 차 만들기 철학과 연관되어 있다. 렉서스의 모든 모델은 동급 경쟁차에 비해 연비가 뛰어나다. 1단 기어비가 작고, D모드에 두고 달렸을 경우 금세 최고단수에 도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연료를 절약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GS460은 약간의 탄력만 붙고 나면 그 뒤로 무섭게 치고 나가는 파워를 지녔다. ‘배기량이 깡패다’는 말이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연비가 뛰어난 렉서스답게 GS460은 리터당 8.7km의 연비로 당당히 1등급을 받았다. 3500cc급 미국차의 연비를 렉서스는 4600cc에서 보여주는 셈이다. 과격한 배기음을 원하는 이들은 렉서스의 철학과 어울리지 않는다. 렉서스는 주행 중 필요 없는 잡소리는 아예 차단시켜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초적인 주행감각을 원하는 이라면 독일차를 찾아보는 게 낫다.

대신 렉서스는 ‘완벽한 믿음’을 선사한다. ‘이 차를 타면 속 썩을 일은 없겠구나’하는 믿음 말이다. 10만원만 더 내면 2년 또는 2만km까지 무상 보증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것도 렉서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대 제네시스가 가상 라이벌로 꼽은 차종 중에 렉서스 GS도 들어있다. 각종 호화 장비에서는 제네시스의 손을 들어줄 수 있겠으나, 엔진과 섀시의 성숙도 면에서는 아직 GS가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렉서스 GS460

레이아웃---------- 앞 엔진, 뒷바퀴굴림, 4도어, 5인승 세단

엔진, 기어--------V8 4.6ℓ 347마력/46.9kg ․ m 자동 8단

길이×너비×높이-- 4850×1820×1425mm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 모두 245/40R18

연비, 가격-------- 8.7km/ℓ, 8130만원

BEST--------------매끄러운 주행감각과 동급 최고의 연비

WORST-------------사람에 따라서는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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