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빠진 국내 완구업계, ‘명절 성수기’도 없다

입력 2017-09-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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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창신동문구완구시장에서 시민들이 학용품을 고르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서울 종로구 창신동문구완구시장에서 시민들이 학용품을 고르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완구업계에서 4대 성수기(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설, 추석)로 불리는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완구업계는 우울한 추석을 맞고 있다. 저출산으로 유아ㆍ아동 소비층이 줄어드는데다 해외 수입 완구의 유입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완구업계에 스마트폰, 스마트토이 등 디지털 환경까지 덮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구산업은 수입은 급증하는 반면 수출은 급감하는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다. 2000년 2억 달러가 넘던 완구 수출액은 지난해 9100만 달러(1033억원)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2000년 1억7900달러였던 완구 수입액은 지난해 8억7800만 달러(9960억원)로 급증했다. 2000년만 해도 수출이 수입과 엇비슷했으나 지난해에는 수입이 수출의 10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열흘에 달하는 황금연휴에도 “명절 특수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업황이 나빠지는 ‘장기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소재규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요즘은 추석이다 어린이날이다 이런 의미가 퇴색됐다”며 “그나마 크리스마스 시즌에 조금 팔리고 추석은 평소보다 경미하게 늘어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문식 완구조합 전무는 “도매상과 생산자들이 작년부터 매출이 대폭 줄었다고 아우성”이라며 “재작년까지만 해도 터닝메카드 등 리딩 아이템이 있었는데 올해엔 그런 것들이 전혀 없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부진의 원인으로 국내 완구가 고질적인 자본의 영세성으로 이렇다 할 경쟁력과 돌파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가입사 165곳 중 80% 이상은 종업원 10인 미만인 영세 기업이다. 완구 시장은 수입 완구에다 모바일 게임 스마트 토이 등이 가세해 경쟁이 한층 격화됐지만 영세한 국내 업체들은 대항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없다. 소 이사장은 “토이저러스에 이어 요즘엔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에서도 대규모 완구 매장을 늘리다 보니 국산 제품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며 “IT 기술이 접목된 토이를 연구해도 중국에서 카피캣이 쏟아져 금방 따라잡히는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국내 완구 1, 2위를 다투던 영실업이나 손오공 등은 최근 1~2년새 외국 자본에 매각되거나 최대 주주 자리를 내줬다. 아카데미과학이나 미미월드, 오로라월드 등 매출 500억원 내외의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업체는 최저임금 상승에도 휘청거릴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방한 업체 한두 곳은 기존 완구나 봉제 사업에서 나아가 캐릭터 IP를 앞세워 경쟁력을 쌓거나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기반을 다져왔다”며 “경쟁력 있는 독자 브랜드와 상품을 개발해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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