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유명세(有名稅)

입력 2017-09-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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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널리 알려지다 보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대가도 만만치 않은 경우가 많다. 유명한 사람은 가벼운 교통법규 하나만 어기더라도 일반인과는 달리 더 많이 보도되고 더 자극적인 입방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사실이 아닌 내용이 왜곡 보도되기도 하고, 그런 왜곡 보도 때문에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취재를 한다거나 가는 곳마다 팬들이 따라 붙어서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 사용하는 말이 ‘유명세’이다. 유명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불편을 이르는 말이다.

유명세는 ‘有名稅’라고 쓴다. 각 글자는 ‘있을 유’, ‘이름 명’, ‘세금 세’이다. 직역하자면 ‘이름이 있음으로 인하여 내는 세금’이 바로 유명세이다. 이때의 세금이라는 표현은 실지로 돈을 낸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사회적 부담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즉 “유명함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사회적 세금”이 바로 유명세인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명세를 ‘有名勢’로 알고 있는 것 같다. ‘勢’는 ‘기세 세’, ‘권세 세’라고 훈독하며 ‘힘’을 상징하는 글자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유명세’라는 말을 유명함으로 인해서 갖거나 누리는 기세나 권세를 칭하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실지로 우리 사회에는 유명한 사람이 갖거나 누리는 기세나 권세가 막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오해를 해 온 것이다. 유명하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사회적 불편인 ‘有名稅’마저도 사회적 권세로 착각하여 ‘有名勢’로 인식하고 있는 우리의 사회적 인식이 씁쓸하다.

‘有名稅’를 치르는 일도 지나쳐서는 안 되겠지만 ‘有名勢’를 누리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난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유명한 사람의 전화 한 통화에 알아서 슬슬 기며 일을 처리해 주던 시절도 청산되어야 하고, 유명한 사람을 사칭하여 사기를 치는 일도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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