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방에서 우리 해양수산업의 미래를 찾다

입력 2017-09-06 10:55 수정 2017-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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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래 쉽게 풀리지 않는 현안들을 앞에 두고 고민에 잠기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면 “잔잔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라는 오래된 서양 격언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우리 해양수산업의 활로를 찾을 방안을 고민하곤 했다.

최근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해운업 위기, 국내 항만건설 사업 성장 한계 봉착, 연근해 어획량 급감 등으로 인해 해양수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해외 항만건설시장 진출 지원, 어선 감척을 통한 자원 회복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오던 중 9월 6~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극동지역으로의 진출을 통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 극동지역은 매년 약 300만 톤의 어획고를 올리는 수산자원의 보고(寶庫)로,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우리 연근해 어선들이 진출하기에도 용이한 곳이다. 또한 항만시설물이 상당히 낙후되어 새로운 건설 시장이 창출될 여지가 많으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해빙이 일러지면서 러시아 북쪽을 지나는 ‘북극항로’의 이용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매력적인 사업지인 러시아는 세계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그간 러시아 극동지역으로의 진출을 타진해 온 우리 기업 가운데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매력적이나 투자위험이 높은 러시아에 진출하는 우리 해양수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들을 러 정부와 협의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우리 기업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약 1300억 원 규모의 ‘수산물류 가공 복합단지’를 설립 추진하던 중 부지 용도 전환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올해 6월 러시아에서 열린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 전권대표와의 면담을 주선하여 마침내 러 정부 측의 부지 용도 전환 결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간 한국과 러시아가 수산 분야에서 쌓아 온 오랜 교류와 신뢰를 기반으로 러시아와의 북방경제 협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이다.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서 양국 간 수산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러 수산청장과 극동개발부 장관 등을 만나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하고 수산·항만개발 등 민간 투자 진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수산복합단지 투자 기업과 러 투자유치수출청과의 ‘투자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해 현지에서의 우리 기업의 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풍부한 수산자원과 개발 가능성을 지닌 러시아는 우리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양국 정부가 함께 수산물류 가공 복합단지 건설 등 성공사례를 만들고, 양식·유통·가공·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산 협력을 추진해 원양산업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 수산분야 외에 항만건설, 물류분야에서도 정부 간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진출 영역을 확보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인 러시아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우리 해양수산업의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서의 대화와 만남이 그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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