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상태' 빠진 증권시장 어디로 가나

입력 2008-01-22 17:02 수정 2008-01-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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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전년말 대비 154.5조원 증발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중국을 비롯한 해외 증권시장들이 온통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로 비롯된 글로벌 경기불황 우려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43%(74.54포인트) 떨어진 1609.02로 사상 6번째의 낙폭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25%(105.19포인트) 폭락해 1578.37을 기록하며 1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의 낙폭은 더욱 커 장중에는 8.32%(54.25포인트) 떨어져 600선을 내줬으나, 이후 낙폭을 만회하며 5.69%(37.07포인트) 떨어진 614.80을 기록해 양 시장 모두 올해 들어 첫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또한 시가총액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을 통털어 전일보다 41조8323억원이 줄었고, 전년말 대비로는 무려 154조5735억원이 증발했다.

하지만 증시 급락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아 홍콩H지수는 -11.78%, 중국 심천B지수는 -7.47%, 인도 -9.91%, 일본 -5.15%, 독일 -7.16%, 영국 -5.48%, 프랑스 -6.83% 등 세계 각국의 시장들 역시 동반 급락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온통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급락 현상이 언제 진정될 것인지, 국내 시장의 저점은 얼마인지, 급락장세에서의 투자 대안은 무엇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주식시장, 왜 이렇게 무너지나?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증시의 폭락 현상이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의 증대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최근 터져나온 중국 은행의 추가 상각 우려 등, 미국에서 시작된 공포감이 유럽을 거쳐 남미와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시장에 전이되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제 침체가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성장 둔화 등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진 것"이라며 "아직 지표상으로 결과가 나온것은 아니나 이것이 나쁜쪽으로 확인된다면 장기 침체로 갈 것이고, 반대 상황이면 '헤프닝'으로 진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새로운 뉴스가 있어 급락하는 것은 아니고, 서브프라임 쇼크가 전 세계로 전이되는 공포감에서 시작된 경기침체 우려감이 가장 큰 이유"라며 "씨티그룹이 보여 줬듯이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급락 현상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 손실로 인한 상각 금액 발표가 처음에는 80억달러였으나 이후 180억달러로 늘었듯이 당사자들도 파악하지 못한 손실분 등의 불확실성이 악재로 부각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국 은행들의 추가 상각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 악영향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상무는 "국내 증시의 급락은 대내적인 요인 보다는 미국과 중국 등의 해외발 악재 영향이 크다"며 "오히려 국내 시장은 고점대비 20% 정도 하락해 다른 시장들 보다 선방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강 상무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이번 동반 급락으로 적게는 20%, 많게는 28%의 하락폭을 기록중이라는 것이다.

한편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 세명의 전문가들 모두 이제는 지지선 설정이 어려운 국면으로, 지지선에 의미를 두는 것 역시 부질 없는 것으로 평했다.

◆반등 기미는 있는가? 그 시기는

전문가들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반등과 관련해 짧게는 오늘 저녁, 길게는 이번 사태를 해결해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 정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결자해지'를 들며 이번 사태가 미국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미국 시장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여야 급락 현상이 어느정도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 팀장은 오늘 저녁 열릴 미국시장의 낙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주 발표될 주택관련 지표와 31일(현지시간) 예정된 금리인하 폭 역시 중요하다는 평가다.

성 팀장은 "미국의 선물시장이 4~5%의 하락폭을 보였는데, 만일 이날 저녁 열리는 미국 증시가 그 이상 떨어진다면 추가하락의 위험은 더 있다"며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금리인하 폭이 예상치보다 크거나 발표 일정 등이 앞당겨 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시장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결자해지라고 이번 문제를 야기한 미국 증시의 호전과 기업실적, 경제지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그 전까지는 고통스런 시간이 얼마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1분기를 최악의 시간으로 차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강 상무는 "현재 급락하고 있는 모습이 반등의 시그널"이라며 "하루 이틀 더 가더라도 현재의 수준과 비슷하게 저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강 상무는 "이제는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모두 노출돼 급락을 연출한 만큼 금리인하 등 호재성 소식들을 계기로 반등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점쳤다.

◆그래도 투자기회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폭락하고 있어도 투자의 기회는 있으며, 글로벌 경기에 덜 노출된 업종(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성 팀장은 "경기민감주인 조선, 건설, 기계 등이 급락하는 만큼 지금은 세계 경기 둔화에서 자유로은 음식료, 제약, 유틸리티 등의 업종이나 지난해 많이 빠졌던 IT 등이 유망하다"며 "이후 증시 반등의 시그널이 포착되면 이전의 급락 업종들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도 비슷한 의견으로 "미국 약세장의 방어 업종인 음식료, 의약, 통신, 유틸리티가 유리하다"며 "반등 국면이 나타나면 중국 관련주 등의 낙폭 과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상무는 조금 다른 의견으로 "현재 어느 업종, 종목의 구분없이 모두 다 빠진 상태"라며 "많이 빠진 종목이 반등폭도 큰 것은 주식시장의 불변의 진리로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임에도 많이 떨어진 종목들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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