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진위여부(眞僞與否)

입력 2017-09-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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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거짓이 많긴 많은가 보다. TV를 시청하다 보면 양측의 주장이 서로 달라 어느 편의 주장이 진실인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뉴스들이 심심찮게 나오기 때문이다. ‘진실게임’을 한다느니,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느니 하는 뉴스가 바로 그런 예이다. 그런데 이런 뉴스를 방송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진위 여부’이다. ‘진위 여부’, 과연 바른 표현일까?

‘진위 여부’는 ‘眞僞與否’라고 쓰며 각 글자는 ‘참 진’, ‘거짓 위’, ‘더불 여’, ‘아닐 부’라고 훈독한다. ‘더불 여(與)’의 ‘더불다’라는 ‘함께’라는 뜻이다. ‘함께’에서 뜻이 더 확장되어 ‘참여’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또한 함께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주어야 하므로 ‘주다’는 의미로 그 뜻이 확대되었으며, 나아가 ‘허락하다, 긍정하다’라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여부(與否)’라는 말은 ‘긍정 혹은 부정’, ‘인정 혹은 불인정’이라는 의미이다.

‘진위 여부’는 글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참인지 거짓인지를 인정하거나 불인정하거나’라는 뜻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말은 존재할 수가 없다. 어떤 사태를 두고 그것이 참이라는 점을 인정하거나 불인정하는 일, 혹은 거짓을 두고 그것을 거짓이라고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도 참인지 거짓인지를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일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라는 말은 ‘진위를 가리기 위해’라고 써야 한다. ‘진실과 거짓을 가리기 위해’라고만 해도 충분한데 굳이 ‘여부’라는 말을 더 넣음으로써 오히려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굳이 여부라는 말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진위 여부’가 아니라 ‘진실 여부’ 혹은 ‘거짓 여부’라고 하면 된다. 그래야만 ‘진실인지 아닌지’, ‘거짓인지 아닌지’라는 뜻이 되어 그 의미가 명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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