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어불성설…美 대선 개입 의혹 러시아와 ‘사이버보안대 창설’?

입력 2017-07-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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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첫 양자회담은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사진 = EPA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첫 양자회담은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사진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 보안대(Cyber Security unit)’ 창설을 협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와 그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와 사이버보안대 창설을 협의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두 번이나 작년 대선 개입에 관해 압박했으나 푸틴은 격하게 부인했다”며 “이제 양국은 앞으로 나아갈 시간”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푸틴과 나는 사이버 보안대를 조직하는 것을 논의했다”며 “이는 선거에서 해킹과 같은 부정적인 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 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2시간여에 걸쳐 별도 양자회담을 가졌다. 둘의 만남은 러시아가 작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미국 내에서 풀리지 않은터여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러시아와 사이버 보안대 창설을 논의했다고 밝히자 미국 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비난의 목소리는 공화·민주 등 여야를 불문하고 거세다. 작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와 사이버 보안대 같은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민주당의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의장은 “러시아가 신뢰할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공화당의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푸틴과의 만남은 재앙이었다”고 일갈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푸틴과의 만남을 영광이라고 말한 트럼프는 푸틴이 미국 민주주의를 악화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러시아는 (대선에 개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선거에 개입하도록 권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푸틴은 절대로 믿을만한 파트너가 아니다”라며 “푸틴과 사이버 보안대를 만든다는 것은 화학무기를 놓고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과 협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받겠다는 약속 하에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를 만났다는 보도가 나와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나서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당시 공화당 선대위원장인 폴 매너포트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동석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를 만난 동기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어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캠프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징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주니어는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상의 만남이었고 선거와 관련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는 미국 내 여론을 무시한 채 러시아와의 관계를 리셋하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특검이 진행 중이다. 특검이 끝나고 난 뒤 궁극적으로 미-러 관계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주말 막을 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는 줄곧 논란을 몰고 다녔다. 특히 그가 불참한 자리에 관계 장관 대신 장녀 이방카가 대리 참석한 사실이 구설에 올랐다.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트럼프 대신 이방카가 앉은 사진이 SNS에 나돌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 때문에 자리를 비웠고, 뒷줄에 앉은 이방카가 대리로 출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해명에도 이방카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난 여론은 거셌고, 가디언은 이방카의 대리 출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 등용 문제가 더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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