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대회 앞두고 기업인 군기 잡기 나서나…CEO ‘수난시대’

입력 2017-06-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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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지난 9일 사라져…궈광창·샤오젠화 뒤 이어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3월 26일(현지시간)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3월 26일(현지시간)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기업 세계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것은 강력한 위험 신호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런 불안한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당국이 별다른 발표 없이 기업 CEO들을 구금하고 조사를 벌이다가 풀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공격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펼치다가 당국의 미움을 사서 지난주 사라진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이다. 미국 CNN머니는 14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중국이 올가을 5년 만에 치러지는 공산당 전국대회(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기업인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여름 충격적인 증시 붕괴 사태 당시 주범으로 꼽히는 기업인들에 철퇴를 내렸다. 증권사 임원 수십 명이 잇따라 구금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그 중 일부는 결국 원래 자리에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 18개월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돼 종적을 감춘 대기업 CEO는 우샤오후이 회장을 제외하더라도 세 명에 이른다고 CNN머니는 소개했다. . 앞서 지난 2015년 말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나흘 만에 다시 모습을 보였다. 궈광창은 클럽메드와 토머스쿡 등 해외 유명 기업을 인수하면서 명성을 떨쳤지만 당국의 기습 조사에 따른 실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중국 패션업계 리더 중 한 명인 저우청젠 미스터본위 설립자 겸 회장이 종적을 감춘 뒤 10일 후에야 나타나는 등 수난을 당했다.

올해 2월에는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이 홍콩에서 중국 공안 요원에 의해 연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종 수일 후 한 홍콩 신문은 그가 발표한 성명을 전했다. 그의 이름이 밑에 찍힌 이 성명은 샤오젠화가 현재 해외에서 쉬고 있으며 몸이 회복되면 곧 기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그러나 5개월이 다 돼가는 지금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전히 불명확하다.

특히 올 들어서 당국은 당대회를 의식한 듯 기업인 기강 잡기에 더욱 혈안이 됐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류스위 주석은 지난 2월 “중국은 시장을 어지럽히는 자들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인을 잡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당국의 최근 타깃이 된 것이 바로 우샤오후이 회장이다. 안방보험은 전날 우 회장이 일시적으로 직무를 맡을 수 없어 다른 경영진이 업무 대행을 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이기도 한 우 회장이 중국 기업세계의 암묵적 규칙을 어기고 당국의 자제하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고위 지도층의 분노를 샀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자본유출 억제에 한창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수십억 달러의 대형 M&A를 잇따라 터뜨리며 비위를 거슬렸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일가와 사업 논의를 펼치고 있다는 소식으로 태평양을 사이에 둔 양국 모두를 난처하게 만든 것도 중국 정부가 분노한 이유라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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