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제조보다 보수·유지관리가 더 중요
사용자 부주의 홍보 강화 ‘사고 제로화’ 도전
인증·검사기관 등 단체에 다양한 정보제공 확대
전문기술인력 육성 매진…승강기 표준화 시급
승강기 안전교육 내용 초등 교과서에 반영 추진
현재 승강기 안전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승강기 갇힘사고 등으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를 보면 6804건에 달한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시민들의 승강기 안전에 대한 의식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체 원인별 승강기 안전사고를 보면 49.2%('07.11.30기준)가 ‘이용자 과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핸드레일을 잡거나, 걷거나 뛰지 말아야 한다’ 등의 간단한 에스컬레이터 안전규칙 조차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권고하는 승강기 보수료에 턱없이 못 미치는 액수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주민들을 대표하는 아파트입주자대표는 안전보다는 관리비 절약을 더욱 중요시 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우선하는 의식개선이 절실한 대목이다.
취임 50일을 맞은 이화석 원장의 한국의 승강기 산업과 정책, 그리고 발전적인 대안을 들어봤다.
◇초고층 건축물 및 대형건축물이 증가하면서 승강기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승관원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한국의 초고층 건축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엘리베이터는 상당한 부분을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IMF 이후 승강기 산업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엘리베이터 회사가 외국기업으로 매각 되면서 초고층 승강기 산업은 완전히 외국계 기업의 각축장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러한 승강기 산업구조에서 안전검사에 대한 선진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승관원은 2007년부터 검사원을 대상으로 초고층 승강기 컨설팅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고층 건물의 전반적인 구조를 알아보고 초고층 건물에 적용되는 고속 승강기의 새로운 기술 습득을 통해 안전검사에 대비하고 더 나아가 감리나 진단과 같은 기술용역사업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고속 엘리베이터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검사 등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승관원이 에스컬레이터 두줄타기 캠페인을 실시하게 된 것은 한줄타기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심각성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02년∼'06년) 전체 승강기 안전사고 213건 중 35.7%(76건)가 에스컬레이터로 조사되었습니다. 더욱이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대부분이 핸드레일을 잡지 않고 걷거나 뛰다가 넘어져 발생하는 전도사고로 확인되면서, 한줄타기 문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줄타기 문화 개선에 대한 홍보가 아직은 미흡합니다. 우리원은 서울도시철도공사 관할인 5~8호선을 중심으로 두줄타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오는 12월 26일 서울메트로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해 두줄타기 캠페인 홍보를 이용자가 많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위해 에스컬레이터 두줄타기 대국민 서명운동은 물론, 대한노인회와 공동으로 노인정을 중심으로 한 에스컬레이터 안전교육과 홍보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승강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은 승관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대부분 안전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강기 안전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화석 신임원장님께서는 향후 승관법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최근 몇 년간 승강기 안전사고가 상승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난 2005년 7월부터 시행된 승강기 중대사고에 대한 신고의무화가 법률적으로 명시되면서 사고 수치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2008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고장으로 인한 갇힘사고 신고의무화’도 본격 시행되게 되면, 수치상 안전사고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가 법개정에 대한 방향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분명한 것은 법은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과 안전사고 예방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원은 이러한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 승관법 개정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승관원은 업계 및 타 기관과의 관계가 소원했다.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관계를 개선할 것인지
-급진적인 혁신과정에서 유관기관 및 협·단체와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이해 당사자들 간 정보교환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취임 당시에도 강조한 바 있지만 앞으로 정부는 물론, 협·단체, 유관기관의 화합을 중시할 것입니다.
우리기관의 노사문제뿐만 아니라 정부, 유관기관, 업계, 승강기 관련 협·단체 등과도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우선 인증기관, 검사기관 등 관련단체 등에게 기술 및 다양한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한편, 정례적인 협의체도 마련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경영과 정책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실행에 옮길 생각입니다. 정보가 일방향으로 소통되거나 차단되면, 갈등과 오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강화를 위한 채널을 만들고 협력한다면 서로가 갖고 있는 오해와 갈등은 자연히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승강기안전관리원장으로 취임한 지 이제 50일이 지났는데, 그동안 승관원에서 꼭 이것만은 바꿔야 겠다고 느끼신게 있다면 무엇이고 문제점을 바꿔나가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얼마 전 결재 시 원장실 앞에서 대기하는 관행을 없앤 것도 이런 취지에서입니다. 누구나 참여하고 그 속에서 서로간의 정보를 나눌 때 발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의 단절은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승강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문기술인력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다른 산업도 비슷하지만, 승강기의 경우 젊고 우수한 인력들이 일하기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유망 직종으로까지 소개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3D업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작성된 것 아니지만 승강기 전문인력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물론 ‘승강기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봅니다.
또한 저는 조기교육 활성화를 위해 승강기 안전교육에 관한 내용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반영하는 방안을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의 50%이상이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승강기 안전관리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실보수가 이뤄지고 있다. 저가입찰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 심지어 대당 3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보수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이곳 승강기안전관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저가 보수계약의 심각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우수보수업체를 선정해 다양한 혜택을 주는 한편, 승강기 안전의 날 행사에서도 승강기 우수보수업체를 선정해 포상을 하는 등 우수업체 양성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저가 계약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수업체의 책임있는 의식도 필요하겠지만, 소비자인 아파트 입주민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의 저가계약을 하게 되면 금전적으로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입주민의 승강기 안전은 담보할 수가 없게 됩니다.
승관원은 앞으로 아파트 입주민의 의식전환을 위한 다양한 홍보를 통해 저가의 승강기 보수계약 문제를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KESI 비전 2013’을 선포했는데 주요내용에 대해 밝힌다면
-‘KESI 비전 2013’은 승강기 산업발전과 안전을 선도하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토대마련이 주요 목적입니다. 또한 이번 비전선포식은 최근 몇 년간 실시된 경영평가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입니다.
‘KESI 비전 2013’에는 크게 기관위상 제고, 직원복지개선, 사업구조 개편, 인프라시설 확충 등이 담겨있습니다. 구체적인 추진전략에는 △검사신뢰성 향상 △CS(고객만족)경영강화 △수익사업 확대 △사고예방활동 강화 △산업진흥활동 강화 △생산성 향상 △기술역량 강화 △기관이미지 개선 △조직역량 강화 등이며, 80여개의 세부실천과제들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이번 ‘KESI 비전 2013’이 차질없이 마무리 된다면, 지속가능한 경영은 물론,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