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탐방] 손으로 일일이 조립한 나노급 정밀스테이지 부품…亞·유럽서 기술력 인정

입력 2017-05-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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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정밀스테이지 제조 기업 ‘재원’…경쟁사보다 부피 작고 정밀도 4배 이상 뛰어나

▲신정욱 재원 대표가 경기 군포시 본사 연구소에서 소형 정밀스테이지 제품(위치결정  좌표로봇)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신정욱 재원 대표가 경기 군포시 본사 연구소에서 소형 정밀스테이지 제품(위치결정 좌표로봇)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2011년 창업한 재원은 올해 매출 45억 원가량의 소기업이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 로봇산업, 디스플레이 등 정밀 기계산업에 사용되는 나노급 정밀스테이지를 개발해 국내 대기업들에 납품하고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로 수출하는 등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위치한 재원 본사와 공장을 방문해 소형 정밀스테이지가 설계, 제조되고 조립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정밀스테이지, 이른바 ‘위치결정 좌표로봇’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움직이면서 반도체칩 등의 위치를 조정해 주는 기기다.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검사 기기의 핵심 부품이 되는 스테이지는 스마트폰, 반도체, 배터리, 광학, 의료장비 등에도 응용되며 제품의 불량 감소와 생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재원의 자랑인 ‘수퍼슬림 오토 스테이지’는 어른 손바닥에 올려 놓을 만한 크기와 부피를 가지고 있지만 대당 1000만 원 정도를 호가할 만큼 기술 집적도가 높은 제품이다. 신정욱 재원 대표(44)는 “경쟁사보다 부피는 작고 정밀도는 4배 이상 뛰어나다. 전 세계서 우리만 해낸 기술”이라며 “유명 브랜드 스마트폰을 뜯어보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크기의 반도체칩이 많이 꽂혀 있는데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했다.

▲경기도 군포의 재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경기도 군포의 재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스테이지 제작 공정은 크게 설계와 가공, 조립과 측정 단계로 나뉜다. 재원의 경우 본체 가공은 공장에서 이뤄지고 나머지 공정은 모두 본사 사무실에서 이뤄진다. 직원은 공장에 6명, 사무실에서 설계와 측정을 하는 인력이 10명이다. 취재를 위해 본사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도 엔지니어들은 부품을 손으로 하나하나 조립하고 있었다. 설계에 따라 공장에서 가공된 스테이지 부품들은 이렇게 다시 본사로 들어와 수작업 조립 공정을 거치고, 측정실로 이동해 두세 대의 디지털게이지로 정밀도와 반복정밀도 등을 측정, 엄격한 검수를 받고서야 출하된다.

사무실과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공장은 큰 크기는 아니었으나 작은 부스 크기의 대형기계 3대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유리벽으로 차단된 기계 내부에서는 콸콸 쏟아지는 윤활유 속에서 뾰족한 스크루 드라이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스테이지 부품들을 깎아냈다. 신 대표는 “정밀한 이동이 스테이지의 생명이기 때문에 이렇게 1차 가공이 끝나면 다시 후처리를 통해 부품 사이의 마찰력을 줄여 움직임을 보다 부드럽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스테이지는 작게는 30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부품들로 구성된다. 재원은 이곳 공장에서 핵심 부품을 만들고 나머지 부품들은 이 일대 다른 부품 공장들에 외주를 주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부터 발주 규모가 커져서 내년께 사옥 착공에 들어갈 계획인데 그때도 여전히 이 지역 공업소들과 협업 네트워크를 가져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이지는 x, y, θ 세 축을 따라 각각의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머리카락 굵기의 1/30 정도인 1미크론 단위로 수치를 측정해 칩을 정렬하게 된다. 신 대표는 공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재원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되던 부품들을 재원이 국산화하고 개량에 성공해 5년여 전부터는 일본으로 역수출되고 있다”면서 “규모는 아직 작지만 평균 성장률이 75%인 매서운 기업이니만큼 앞날을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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