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종의 서킷브레이크] “소통 좀 합시다”

입력 2017-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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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소통 좀 합시다.”

어느 한 상장사 소액주주의 하소연이다. 기업의 일방적 소통 방식에 끝없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요지부동(搖之不動)이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회사의 IR(기업설명)에 불만을 품은 이 소액주주는 해당 상장사에게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상장사는 자동차 및 전자제품 냉간단조제품을 생산하는 태양금속이다. 노회현 국제지식재산연수원 발명교육센터 교수는 지난달 20일 태양금속의 주식 13만8117주를 주당 2000원에 사들였다. 이후 노 교수는 같은 달 26일 11만1443주를 주당 2100원에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노 교수의 지분은 2월 중순 5.98%에서 6.61%로 늘었다. 노 교수의 이런 지분 매입은 회사의 독단적인 IR 방식 때문이었다. 회사 측에 소액주주들을 위해 적극적인 IR 활동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노 교수는 임시주총 소집을 위해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지분을 사들였다. 그 결과 지난달 3일 수원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안건은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건, 자산재평가 요청의 건, 주주권익보호 차원의 즉각적인 기업 IR 개최 등이다. 대부분 안건이 기업 IR 활동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IR 활동은 전무하다. 실적과 정기주주총회 공시 이외에는 어떤 IR 활동도 하고 있지 않다.

비단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많은 상장사가 IR 활동을 등한시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2014년 초 시작된 신일산업의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 회사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4년 적자로 전환한 뒤, 2015년에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정작 본업에 매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주가도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됐다. 이 밖에도 루트로닉, 성창기업지주, BYC, 로만손, 데브시스터즈 등 다수의 기업이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의 안일한 생각에 있다. 기업들이 자본시장 입성에 대해 ‘그저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생각에 그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실적만 좋으면 됐지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 IR 활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매년 수십 개의 회사가 자본시장에 들어오고 있지만, 정작 IR 컨설팅 계약을 맺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체계적인 팀을 갖춰 IR 활동을 하는 곳은 극소수이며, 이마저 정작 주주들이 전화를 걸어 회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 허다하다. 심지어는 주주들에게 면박을 주는 기업들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은 자신의 권리만 누리려 할 뿐 의무는 소홀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IR 활동은 기업의 의무사항이다. IR 활동을 소홀히 해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자본시장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

‘IR 활동은 살아 숨 쉬는 생명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업에 중요한 일이다. 기업은 투자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기업의 IR 활동은 기업이 증권시장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중요한 수단이다. IR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투자자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지 않은 기업들은 순식간에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들은 투자자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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