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SI·물류업체가 많은 이유는?

입력 2017-04-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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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통합 계열사, 보안성 등 이유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도입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총수 2~3세들이 손쉽게 재산을 불리면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법 규제의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통합(SI)업체에서 주로 나타났다. 또 시장 장악력으로 거래사 간 내부거래가 손 쉬운 물류업종에서 점차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 경우 지난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0194억 원 규모의 매출 일감을 받았다. 전체 매출 1조1402억 원 가운데 89.4%에 해당하는 규모다. 규모 면에서는 지난 2010년 4808억 원에 달해 내부거래 규모가 7년 새 2배 이상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화와 GS그룹의 SI업체인 한화S&C과 GS아이티엠 역시 각각 70.5%, 78.8%까지 내부,래 비중이 급증했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분 50%를 갖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절반가량이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GS아이티엠도 GS일가의 지분으로만 51%에 달한다. 주요 거래처는 GS홈쇼핑과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GS에너지다.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핵심으로 부상한 CJ올리브네트웍스도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잇단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매출 규모가 확대되자, 내수거래 비중이 지난 2015년 26.5%에서 지난해 17.9%로 떨어졌으나, 규모에서 약 2583억 원 내부거래 규모를 보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전신은 SI 업체인 CJ시스템즈다. 2014년 12월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에는 CJ CGV가 가지고 있던 CJ 통합 멤버십 서비스 CJ ONE 서비스의 운영권도 CJ올리브네트웍스로 이전됐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SI업체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규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보안성·효율성·긴급성이라는 세 가지 예외조항을 만들어 이들 SI업체들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시장 장악력을 통해 쉽게 내부거래를 높일 수 있는 물류·유통업체도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다. GS그룹 옥산유통의 경우 최근 3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32%에 달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인 허서홍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이 대주주로 있다. 옥산유통은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로부터 독점으로 담배를 수입해 GS리테일 산하 편의점 GS25 등에 판매하고 있다. CJ파워캐스트 역시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액이 49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한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말 45개 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 점검에 나선 것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점검 대상이 186개 사에서 225개 사로 확대됐다.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185곳에다 2014년 이후 한 번이라도 점검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계열사 40곳을 추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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