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사내·외 이사 재선임 놓고 대립각 세운 자문기관·대기업

입력 2017-03-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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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자문기관 “주주가치 훼손” vs 재계 “전쟁중 장수 안바꾼다”

17일 ‘슈퍼 주총데이’를 앞둔 재계와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사내ㆍ외 이사 재선임 안건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외 굴지의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조성과 관련해 그룹의 총수와 최고경영자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자, 기업들은 비상경영 속에 안정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해외 자문기관인 ISS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삼성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회원사에 발송하자,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목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기정사실화된, 정경유착이라는 고질적 병폐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졌다’라는 여론이 조성될 경우 기관투자자와 일반 주주들의 표결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기업들은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정책을 앞세워 비상경영 속 안정과 내실 다지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는 입장이다. 최순실 사태로 5개월째 기업경영이 올스톱된 상황에서 이사의 보수를 동결하거나 퇴직금 지급률을 낮추는 한편, 위기상황임을 강조하며 사내·외 이사의 교체 비율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자문기관들이 기업별 주총 일정에 따라 부정적 의안 분석을 이어가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대표적 의결권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는 17일 열리는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미르재단 출연 행위를 부정적으로 판단했고, 플레이그라운드 등 최순실 씨 관련 회사 지원을 참고 사유로 꼽았다. 여기에 2007년 현대글로비스에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사유도 덧붙였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 자문기관인 ISS의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이 정 회장 재선임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지분 8.02%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정 회장의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자문기관은 이마트가 K스포츠재단에 3억5000만 원을 출연할 당시 출연증서에 날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이갑수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도 반대했다. 또 미르재단 출연과 정경유착으로 회사 평판을 훼손했다는 사유로 허연수 지에스(GS)리테일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이들 자문기관은 지난 10일 포스코 주총에서 권오준 회장의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회장 재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주주에게 권고했다. 연구소는 “회사의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고 정경유착으로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데, 미리 범죄인처럼 매도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주총에 앞서 주주들에게 어려운 현실에 대한 토로와 협조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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