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 비트코인 금융상품화, 아직 갈 길 멀다

입력 2017-03-14 08:21 수정 2017-03-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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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가장 많이 보급된 가상통화 ‘비트코인’이 금융상품으로 출시되기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투자자들의 기대감과 실망감 사이에서 연일 출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일(현지시간) 30% 가까이 폭락했다. 같은 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인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상장을 불허한 데 따른 실망감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SEC 승인 여부를 앞두고 금값을 뛰어넘는 장면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0일 비트코인은 1350달러를 기록, 금값(온스당 1201달러)을 웃돌았다. 사실상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보다 투자 인기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SEC 불승인으로 비트코인은 975달러까지 추락했다.

앞서 시장은 비트코인이 ETF 형태로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비트코인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껏 들떠있었다.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은 당국이 비트코인을 안정된 투자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하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특히 규제 당국이 보장해 투자자산으로서 신뢰도가 높아지게 되면 투자에 신중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SEC는 “비트코인 거래가 대체로 미국 밖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리 감독이 어려우며 시장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스럽다”고 불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한 마디로 통제가 어려워 투자자 보호도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번에 퇴짜를 맞은 윙클보스 비트코인 ETF는 유명 비트코인 투자자인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가 개발한 펀드다.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 ETF에서 제미니(Gemini)거래소가 제공하는 비트코인 가격 데이터를 추적하는 메카니즘을 채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SEC는 이 거래소 자체가 2015년 말에 생겨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이 1%도 안 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부정이나 위조 방지, 투자자 보호에 대한 장치 마련이 설계돼야 하는데 현재 이 요건을 충족을 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윙클보스가 개발한 펀드가 가진 문제점 외에도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우려의 대상이다. 비트코인은 상품 구입이 가능하고 온라인 상에서 거래가 쉽다는 점에서 화폐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투자 매력이 높다. 자본 규제 압박이 커진 중국에서 자산 도피처로 비트코인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만큼 비트코인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 정부의 통제가 없다 보니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의 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악용에 따른 각국의 규제 강화 이슈가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비트코인 전체 거래의 90%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어 위안화 움직임과 중국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에 ETF 승인은 불발됐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금세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3% 상승하며 1234.44달러를 기록, 지난 10일의 낙폭 상당분을 만회했다. 윙클보스 비트코인 ETF 말고도 당국의 승인을 신청한 솔리드엑스의 비트코인 트러스트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사그라들지 않는 덕분이다. 또한 이들 상품이 유럽의 공모펀드 투자기준(UCITS)을 충족하는 ETF 상품으로 허가를 받는 대안이 주목받으면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UCITS 충족 역시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 이 역시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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