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영창 개선권고, "설마 했는데 이 정도였어?"…시설환경 10년간 '제자리걸음'

입력 2017-03-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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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한 부대의 군 영창에 설치된 화장실 내부가 그대로 드러난다(사진 왼쪽), 육군의 한 부대는 예산이 적시에 지원되지 않아 소변기 사용이 금지됐다.(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해병대 한 부대의 군 영창에 설치된 화장실 내부가 그대로 드러난다(사진 왼쪽), 육군의 한 부대는 예산이 적시에 지원되지 않아 소변기 사용이 금지됐다.(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가 군(軍) 영창 시설에 대해 개선권고 의견을 냈다. 열악한 시설로 수용자 기본권조차 지킬 수 없는 군 영창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7월 군 영창의 시설환경 개선 및 수용자 기본권 보호를 위한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방부에 시설환경 개선 및 수용자 기본권 보호 방안 등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육·해·공군, 해병 등 9개 부대를 대상으로 서면·현장조사, 수용자 설문조사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헌병대 소속 사병만 징계 감경 △법적 판결이 나지 않은 미결 수용자의 접견 및 통화내용을 청취·기록·녹음하는 사생활 침해행위 △위생상태 취약, 운동시설을 갖추지 못한 점, 외부 진료 불가 등 영창 수용자 기본권 보장 미흡 △도서 부족 등 교정교화프로그램 도입 필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특히 인권위는 영창 내부 위생상태가 취약했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한 부대의 군 영창 내부는 화장실에 가림막도 없이 신체가 노출되는가 하면 또 다른 부대는 좁은 공간에서 세면과 샤워, 빨래, 식기세척 등을 하도록 함에 따라 군 영창 운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육군도 별다를 바 없었다. 육군의 한 부대는 화장실 배관이 막혔는데도 예산이 부족해 장기간 수리하지 못해 악취가 진동했다.

▲한 군 부대는 천장에 곰팡이가 피어 물이 떨어지고 악취가 심하다(사진 위쪽), 한 군 부대는 좁은 공간에서 식기세척, 빨래, 세면, 샤워를 모두 해야한다.(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한 군 부대는 천장에 곰팡이가 피어 물이 떨어지고 악취가 심하다(사진 위쪽), 한 군 부대는 좁은 공간에서 식기세척, 빨래, 세면, 샤워를 모두 해야한다.(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또 9개 부대 중 8개 부대가 미결수용자의 접견 및 전화통화 기록을 구어체 문답형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관련 법률에 따라 이같은 행위는 재량규정"이라면서도 "필요한 경우에 한해 녹음을 하도록 하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근무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세부지침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미결수용자 접견 및 전화통화를 청취·기록·녹음·녹화하는 경우 사생활 침해가 없도록 업무 관행 개선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제한 규정 삭제 △수용자 의사를 고려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추진 △영창 정기점검 시 위생, 종교의 자유, 진료권, 운동시설 등 포함 △헌병대 근무자에 대한 인권교육 및 직무교육 강화 △영창 처분의 공정성 및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독립성 강화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인권위는 2007년·2008년·2011년·2013년 총 4회 방문조사를 벌이고 국방부에 시설환경 개선과 수용자 기본권 보호 방안 등을 권고했으나 국방부는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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