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공부(工夫)와 공부(功夫)

입력 2017-02-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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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공부해라”일 것이다. 학생이니 공부하라는 말을 듣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너무나 자주, 그리고 강압적인 어투의 “공부하라”는 말을 듣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부란 도대체 무엇일까? 한국은 공부(工夫), 중국은 공부(功夫:gongfu), 일본은 면강(勉强:べんきょう)이라고 표현한다. 일본의 면강은 글자 그대로 ‘힘써 강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 ‘勉强’을 중국어에서는 ‘억지로, 마지못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중국어의 ‘功夫’는 원래 ‘시간, 틈’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시간이 있다’는 표현을 ‘有功夫(you gongfu)’라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공부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의 문제로 인식하였다. 성과는 잔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시간을 투자했을 때 얻게 되는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특히, 연마하기 힘든 무술의 경우에는 누가 더 많은 시간을 수련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성과가 판이해진다는 것을 체득하였다. 그래서 ‘무술은 곧 시간이다’는 인식 아래 무술이라는 말 자체를 ‘功夫’로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功夫’는 중국어 발음으로 ‘쿵후’라고 읽는다. 이소룡이 잘했던 그 쿵후가 바로 그 쿵후인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중국에서는 지금도 학생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할 때면 ‘샤쿵후(下功夫)!’, 즉 ‘시간을 투자하라!’고 한다.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바로 공(功)을 들이고, 공을 쌓는다는 뜻이다. ‘夫’는 어기조사일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어의 功夫를 빌려 사용하면서 글자만 ‘工夫’라고 달리 썼다. ‘工’과 ‘功’은 서로 통용하는 통가자이기 때문에 工夫는 곧 功夫이다. 우리도 공부는 다름이 아니라, 정직하게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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