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국지엠 노동자도 백혈병 업무상 재해 인정”

입력 2017-02-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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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직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고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2단독 박준석 판사는 한국지엠에서 일하던 A씨가 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판사는 “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업무 수행 중 노출된 벤젠으로 인해 백혈병, 골수형성 이상 증후군 등 조혈기관 계통의 질환이 발생했거나 발병의 원인이 됐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은 ‘벤젠 1ppm 이상 농도로 10년 이상 노출된 근로자에게 백혈병, 골수형성 이상 증후군 등 조혈기관 계통의 질환이 나타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판사는 ‘업무상 재해’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의학적ㆍ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근로자의 당시 건강상태와 질병 원인, 작업장의 환경 등을 고려해 인과관계를 미루어 판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박 판사는 “A씨가 한국지엠에서 4년간 시너를 사용해 도장작업을 했는데 작업장의 공기 중에 벤젠이 불순물의 형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근무 당시 방독마스크 등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벤젠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02~2005년 한 방위사업체에서 시너를 사용하는 업무를 했다. 이후 2008년 한국지엠에 입사해 군산공장에서 시너를 이용한 도장작업을 담당했다. A씨는 32살이던 2012년 3월 만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질병과 업무와의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2013년 7월 공단을 상대로 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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