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류갑희 이사장 “기술 패키지 수출로 ‘농업=돈 되는 장사’ 증명할 것”

입력 2017-01-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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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관련 품목 묶어 한꺼번에 수출 … 농식품 청년창업종자 인프라 구축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류갑희 이사장이 지난 17일 경기 수원시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류갑희 이사장이 지난 17일 경기 수원시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창농·창업을 통해 실제 돈을 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전주기 지원으로 성공스토리를 일구다 보면 ‘희망의 농촌’으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시장 개방과 농업인구 고령화, 기후변화 등으로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러한 변화와 시대적 흐름 속에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목표를 향해 달려온 지 어느덧 1년 4개월이 흘렀다는 류갑희 이사장을 지난 17일 수원에 있는 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농촌진흥청 차장 시절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설립을 주도한 터라 취임 후 각오가 남달랐다고 했다. 취임할 때부터 지금까지 아침 8시에 출근하고, 지난해 여름휴가도 단 하루 강원도로 다녀온 게 전부다. 그의 고민은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수출산업으로의 발전’으로 농업의 미래와 맥락을 같이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지난 2009년 연구·개발 성과물의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분리·설립됐다. 재단은 농업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성과를 농업 관련 산업체와 농식품 기업 등에 전파해 실용화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류 이사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보호무역주의로 우리 수출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농산업 분야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농업 관련 품목 일체를 한꺼번에 수출하는 ‘패키지 수출’을 고안해냈다. 해외 현지 적응성 시험인 테스트베드 운영을 통한 실증테스트를 거쳐 수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수출 전략이다. 류 이사장은 이 아이디어로 기획재정부를 직접 찾아가 설득해 올해 12억 원의 사업 예산도 따냈다.

류 이사장은 “나라마다 기후, 토양 등 작물 재배 환경이 우리와 달라 어려움이 있는데 해외 테스트베드를 통해 직접 농사를 지어주고, 이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기술, 기자재, 품종, 비료 등도 함께 수출을 촉진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며 “올해 라오스와 미얀마, 몽골 등 주변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지원에 따른 지난해 수출 실적은 122개사, 900억 원에 달한다.

재단의 핵심사업은 기술이전 활성화다. 류 이사장은 이날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술 사업화와 창업 지원 과정을 조목조목 짚었다.

‘농식품 특허기술 사업화 전주기 지원체계’ 프로그램은 기업이 농산업 특허기술을 개발하면 변리사 등 전문가들이 기술을 평가하고,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재단은 이 기술을 다른 업체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 생산에서부터 판로 개척도 돕는다.

이렇게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매출을 올린 업체의 비율(사업화 성공률)이 2012년 22.3%에서 지난해 36.5%까지 올라갔다.

류 이사장은 “홈쇼핑과 박람회를 활용한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바이어를 통한 수출까지 기술사업화의 전 주기를 지원한다”며 “사업화 지원을 통해 누적 매출 572억 원, 신규 고용 창출 569명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류 이사장은 재단 사업 예산이 지난해 88억 원에서 올해 100억 원으로 늘었지만 해야 할 일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농식품 R&D 성과 실용화 전문기관으로서 재단 업무범위 확대에 대한 요구는 많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을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이전 사업화 성공률과 관련해 류 이사장은 사업화가 목적이 아닌 기초 원천 기술과 장기 미활용 기술은 통계 산출에서 제외하는 것이 목적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농식품 분야 창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경험과 기반이 부족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창업 지원을 해오고 있다. 지난 3년간 62개 업체 창업보육을 시행해 22개 업체가 졸업을 마쳤다. 재단은 창업보육 업체를 올해 67개사로 늘릴 계획이다.

류 이사장은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청년 창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농식품 벤처·창업지원 특화센터를 2곳 추가해 지난해 1065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벤처·창업지원 성공사례로 지난해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한 ‘꼬마감자’와 20억 원 매출을 올린 에코맘 ‘발아현미이유식’을 꼽았다.

재단은 신품종 종자를 공급하고 종자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류 이사장은 “종자는 바이오산업으로, 종자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종자 공급을 1450톤으로 확대한다”며 “종자 기업을 모아서 지원하는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Seed Valley)에 20개 종자 기업을 유치했고, 호남권과 영남권에 종자종합처리센터를 확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종자 신청 시 기존 시군농업기술센터 수요 조사나 개별 전화 신청을 하던 방식에서 온라인 신청을 추가해 시간적 제약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종자 공급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돈 버는 농업·잘 사는 농촌’을 기치로 농업인과 농산업체로 하여금 사랑받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그의 얼굴에서 농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희망산업이라는 소신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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