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월 24일 백기완-축구선수가 꿈이었던 85세의 재야운동가

입력 2017-01-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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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명 편집부 차장

한복 차림의 독특한 카리스마, 마이크를 잡으면 청중을 휘어잡는 열정적 언변,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해온 백기완(1932.1.24~)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만년 재야운동가다. 그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은 히딩크 2002년 월드컵 한국 축구팀 감독은 어깨동무를 하며 남다른 정을 표현했다. 히딩크가 한국을 떠나기 전 다시 만나고 싶어 하자 백기완은 공항으로 달려갔다. 히딩크가 “당신을 보면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고 한 데 대해 그는 “사람은 만났다 헤어지지만 뜻과 뜻은 헤어지는 게 아니라 역사와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로 시작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그의 미발표 장시 ‘묏비나리’의 일부분을 차용해 소설가 황석영이 지은 것으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노래이자 대표적인 민중가요다.

황해도 출신인 백기완은 열세 살에 아버지와 작은형을 따라 남으로 왔다. 원래 꿈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지만, 서울역 앞에서 노숙자들을 만난 이후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가난을 체험하면서 민중을 위해 사는 것으로 삶이 바뀌었다.

청년 시절 빈민운동과 농민운동, 나무심기운동을 벌였던 그는 장준하(1918.8.27~1975.8.17)를 만나 백범사상연구소를 세우고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73년 유신헌법 개정 청원운동을 펼치다, 이듬해 선포된 긴급조치 1호 위반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당시 고문으로 80㎏이 넘던 몸무게가 40㎏으로 줄었다. 1987년과 1992년엔 민중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평생을 투쟁 현장에서 살아온 그는 85세인 지금도 지팡이를 짚은 채 촛불광장에 서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지만 정겨운 우리 토속어를 글에 잘 활용하는 문필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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