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우 싱가포르 법인의 ‘짜릿한 역전 스토리’

입력 2007-10-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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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매출 10배로 신장시키며 급부상

싱가포르는 동남아 경제의 중심지다. 술과 담배, 자동차, 유류를 제외한 모든 물품이 무관세로 거래된다. 잘 알려진 대로 국제 금융시장이기도 하지만 세계 3위의 원유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현재 7천여 개의 외국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때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던 (주)대우가 눈물을 머금고 싱가포르 법인 간판을 내린 때는 2003년 5월. 호주 시드니에 이은 두 번째 해외 법인이지만 대우사태로 인해 떨어진 신용도를 회복하는 방법은 파산 후 법인 재 설립 방법 밖에 없었다.

200만 달러의 자본금을 100% 전액 투자해 그해 6월 다시 설립된 싱가포르 법인은 불과 3년 만에 수출과 삼국 간 거래로 짭짤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법인 매출은 5억8천400만 달러로, 파산 당시 4천900만 달러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본사 중계 영업까지 합친 실적은 11억4천600만 달러. 현재 주재원 5명과 현지 채용직원 9명 등 모두 14명이 ‘일당백’의 정신으로 일한 덕분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싱가포르 법인의 주요 거래 품목은 석유제품과 철강, 비철 등이다. 올해는 5억2천만 달러의 매출과 본사 영업 대행을 포함한 총 매출이 1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대우 측은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지금의 재기를 이룬 발판이 됐을까?

“2003년 법인 재 설립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신용장 개설이었습니다. 무역회사에게 신용추락과 워크아웃은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이죠. 다행히 과거 거래를 했던 포스코 등의 대형 바이어들이 저희를 믿어준 덕분에 지금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요.”

4년 전 기억을 떠올리는 김선규 싱가포르 법인장이 감회에 젖은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싱가포르는 세계 3대 석유 거래 시장으로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아시아 석유 제품 거래를 주도하는 곳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품질의 석유를 누구보다 먼저 사들여 좋은 가격에 파는 게 사업의 성공을 좌우한다. 올해 석유 제품 거래 실적은 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한국의 非석유 업체로는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막대한 규모의 거래금액이 오가는 만큼 석유거래 딜러의 연봉은 웬만한 중소기업 임원보다도 많다. 대신 “스트레스가 많고 빠른 판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서른다섯 살 정도가 한계”라고 김선규 법인장은 설명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석유제품을 신속하게 찾아 구매희망 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팜 오일(Palm Oil) 등 일반 상품으로도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석유제품 판매 외에도 연간 3억5천~4억 달러 규모의 철강/금속 시장도 꾸준한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3년 5억4천만 달러의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는 선박 부문 또한 금년 1억 2천만 달러 실적이 예상되며 현재 2억 달러 규모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향후 성장 동력을 화학과 자동차부품, 전자, IT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완성해 나가면 명실상부한 종합상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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