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우려 없는데… 총수 발 묶은 檢

입력 2016-12-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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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ㆍ최태원ㆍ신동빈 등 무더기 출국금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 수사 타깃이 ‘박근혜 대통령 뇌물죄’ 적용에 정조준되자, 재계가 ‘2차 피해’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이 주요 그룹의 총수를 출국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면서 재계의 경영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출금된 총수들은 특검 수사 1차 종료 시점인 2월 말까지는 출국이 어려울 전망이다. 연말·연초 주요 해외 방문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특검은 대기업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뇌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수사 단계로 삼성, 롯데, SK, 현대차 등 대기업 관계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거나,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수사 개시에 앞서 참고인이나 피의자 등 어떤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지 등을 결정하기 위함이다. 재계는 앞서 총수 출석 청문회에서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한 대기업들을 향한 특검의 압박이 가시화됐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검은 출국 금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소환 시기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대통령과 독대 이후 재단에 기금을 추가 출연하는 방안을 논의 또는 실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수사가 단지 이들 세 그룹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특검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관련해서도 뇌물 공여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해 수사 대상 기업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특검의 강도 높은 수사가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재계는 당장 경영활동 차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7’과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예정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참석이 불투명해졌다. 당초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첫 행사인 만큼,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여기에 내년 2월 예정된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 후속 작업에도 이 부회장은 역할을 하기 어렵게 됐다.

신동빈 회장 역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 경영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소멸된 상황이 아닌 터라, 이번 주부터 예정돼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계열사 연말 이사회 참석을 놓고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또 최태원 회장은 다음 달 17~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불참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청문회에 이어 특검마저 주요 그룹 총수들의 경영을 옥죄고 있다는 시각이다. 또 총수에 대한 출금조치 자체가 해당 기업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경우 해외 도피 가능성을 놓고 출금을 결정했다기보다는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서 조사하겠다는 수사 편의적 발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며 “만일, 특검 활동기간인 내년 2월 말, 길게는 3월 말까지 총수들의 발이 묶인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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