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일관 답답한 재계 청문회 ...“대가성 아니다” 부인

입력 2016-12-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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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앞두고 뇌물죄 적용 우려한 듯… 혐의와 무관한 의혹만 인정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재계 총수들이 특검 수사를 앞두고 뇌물죄 적용을 우려한 듯 “대가를 바라고 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청문회가 열린 6일 증인으로 출석한 9명의 재계 총수는 무려 13시간이나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한목소리를 냈다.

특위 소속 의원들은 세무조사를 피하거나 경영권 승계, 사면 등의 대가를 기대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낸 게 아니냐고 총수들을 추궁했다. 하지만 총수들은 정권 차원의 출연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모금 과정의 강제성만 시인한 채 대부분 의혹을 부인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청와대 요청을 기업이 거부하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집중 질문 공세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은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기업별로 할당을 받은 만큼 낸 것으로,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연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반면 자신들의 혐의와 무관한 질문에는 사실대로 밝혀 이목을 끌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한 배경과 관련해 “장관이 물러나라고 하니 순순히 물러난 것이냐”는 질의에 “그때는 임명권자의 뜻으로 생각하고 물러났다”고 사퇴 압력을 시인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최순실 씨 측근인 고영태 씨 친척에 대한 인사 청탁을 받은 부분도 인정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미경 전 부회장의 퇴진압력 의혹에 대해 “조원동 전 수석을 직접 만났다”면서 “조 전 수석이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 전 수석은 이를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해 퇴진 압력을 받았음을 증언했다. 주 전 대표는 “처음 (합병 반대) 보고서가 나가기 며칠 전에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으로부터 한화그룹과 삼성은 사이도 좋고 앞으로 딜(거래)도 많을 것이니 부정적 보고서는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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