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이 미래의 정책을 전 세계가 처한 현실에 맞게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일간의 몽골 방문을 마친 달라이 라마는 이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항상 미국이 자유세계를 이끄는 국가라고 생각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내년 1월20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직접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와 트럼프 측의 만남이 예정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주요국 정상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때마다 강력히 항의해온 터라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나서 만날지는 미지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달라이 라마와 4차례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이슬람이나 히스패닉 등 미국 소수인종이나 종교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선 기간 나는 후보들이 (당선 전) 표현의 자유를 더 많은 갖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그러나 일단 당선되고 나면 책임감이 뒤따르게 되고 현실에 맞춰 협력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달라이 라마는 이번 몽골 방문을 마쳤다. 앞서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몽골 방문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기존에 예정됐던 차관제공에 몽골정부 측과의 회담을 돌연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라이 라마 측은 이번 방문은 정치적 목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은 그의 외국 방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프랑스, 슬로바키아 등 그와 만난 적이 있는 국가에 대해 각종 보복조치를 취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