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이 선택한 경호차는?

입력 2007-10-03 13:58 수정 2007-10-04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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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만큼이나 주목을 끄는 차가 있어 화제다. 2일 오전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노 대통령은 곧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에 올라 방북 길에 올랐다. 이 차는 방북 기간 동안 대통령의 이동과 신변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현재 대통령 경호실은 벤츠 S클래스 가드(Guard)외에도 BMW 760Li 시큐리티와 현대 에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노 대통령이 S클래스를 선택한 것이다. 노 대통령을 수행한 벤츠 S클래스는 현재 생산되는 W221(코드네임)이 아니라 1998년 처음 나온 W220으로 지난 2002년부터 운용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잘못 보도한 V12 5.5ℓ 517마력 엔진은 신형 S클래스의 것이고, 노 대통령 경호용 차는 V12 5.5ℓ 500마력 엔진을 얹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05년에 대통령 경호용 차로 BMW 760Li 시큐리티를 추가로 들여온 바 있다. 그래서 이번 방북에는 보유 중인 S클래스보다 신형인 760Li를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벤츠가 선택된 데에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북측 의전용 차량이 대부분 벤츠인 점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시각이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BMW보다 벤츠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벤츠는 S클래스 윗급의 마이바흐 방탄차도 주문 제작하고 있다.

▲대통령 차는 뭐가 다를까?

전 세계에는 방탄차 개조 전문 업체들이 20여 곳 있는데 주로 미국과 서유럽 쪽에 몰려있다. 미국의 오가라, 폰타나 오토, 독일 트라스코 등이 유명하며 벤츠와 BMW, 캐딜락, 링컨 등은 방탄차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벤츠는 1928년부터 방탄차를 자체 제작하기 시작했다. 방탄차는 보호 성능에 따라 구분되는데, 유럽 기준으로 권총을 막을 수 있는 차는 B4로 표기한다. B6는 소총에도 보호되며, B7은 기관총이나 수류탄을 터뜨려도 실내가 안전하게 보호된다. 그러나 B7 수준으로 만들려면 차체가 지나치게 무거워져 실용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국가 원수 급이나 최상위 부유층들이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B7급의 방탄차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안전장비로 무장되어 있다. 우선 유리창 두께를 45mm로 두텁게 만들고 폴리카보네이트로 보강해 AK-47이나 M16의 총알은 물론이고 화염방사기의 공격도 거뜬히 막아낼 수 있다. 또한 화생방 공격에 대비해 도어 틈새를 밀폐시키는 한편 산소공급기까지 갖추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격용 무기까지 탑재한 경호용 차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타이어가 공격받는 경우에 대비해 펑크 나도 시속 80km로 100km 거리까지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달고 있다. 최근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부 수입차들도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으로 단 차들이 있어 이 장비가 대통령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방탄차의 주 수요처는 국가 원수들을 비롯해 중동이나 유럽, 미주지역의 부호들이다. 일반인들은 비싼 차 가격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유지비 때문에 구입할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차체를 곳곳에 보강해 무게가 일반 차량의 두 배가 넘어 기름 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원수나 부호들은 신변 안전 때문에 방탄차를 선호한다. 테러가 빈발하는 중동 지역에서는 선호도가 특히 높다. 과거 BMW가 구형 7시리즈 리무진을 발표할 때 두바이에서 런칭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롤스로이스가 팬텀 방탄차를 새로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과거 다이너스티 리무진을 내놓은 후 방탄차의 개발에 들어간 적이 있으나 어마어마한 개발비와 생산비에 비해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따라서 이번 방북 수행 차량인 에쿠스는 벤츠 S클래스에 비해 신변 안전도가 떨어진다. 물론 그렇다고 일반 차량과 똑같은 수준은 아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경찰차를 납품할 때 도어와 유리를 일반차보다 두껍게 보강해서 내놓기 때문에 에쿠스 경호용 차도 그 정도 수준은 충족시킨다. 대통령 경호용 차는 ‘그 나라의 얼굴’이기 때문에 자국 생산 차량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급차 시장에서 밀리는 프랑스의 경우도 대통령 의전 차만큼은 프랑스 푸조나 르노를 이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글로벌 톱 5’를 꿈꾸는 현대기아차 그룹정도면 이제 대통령 의전차를 만들 때도 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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