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사실상 상장 여부 불투명

입력 2007-09-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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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s. 거래소 힘겨루기로 번지나

지난달 28일 증권선물거래소가 2년여간 추진해오던 거래소 상장(IPO)을 전격 보류했다. 이에 따라 연내 상장은 물론 상장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또한 거래소 상장을 두고 정부와 거래소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거래소 상장을 두고 정부와 거래소간 논쟁의 쟁점은 과연 거래소가 상장되고 나서 시장감시 기능과 공익 기능 중립성에 문제가 없는가 하는 점이다. 거래소 상장을 두고 거래소 자체가 심의하고 상장종목 중 하나가 된 거래소를 거래소가 감시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는 논리다.

거래소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소 상장은 정부 승인이 필요한데 정부가 상장의 전제조건으로 거래소법 개정을 통해 공익성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며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 진 상황에서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어 중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28일 거래소의 상장 보류 발표에 이어 30일에는 정부가 거래소 상장 방안을 공개적으로 다루겠다고 응수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은 30일 과천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거래소 주주들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거래소 상장이 금융시장과 극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많은 투자자들의 주식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 특성상 공익성 보장과 거래소 경영권의 안정적 유지, 내부 이해상충 방지 등 여러 문제들이 상장에 앞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거래소 상장의 시한을 정한 사실이 없다"며 "법개정 논의가 끝나야 하고 국회 일정도 맞춰야 하는 만큼 언제 상장이 가능할지는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날 거래소도 거래소 상장을 담당했던 'IPO 추진단'을 해체한다는 강수를 뒀으나 '경쟁력 강화 기획 TF'팀을 신설해 추후 거래소 상장 일정이 가시화 될 경우 실무차원의 준비는 신설되는 TF에서 계속한다고 밝혀 추후 책임 공방을 피하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정부와 거래소간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거래소 상장 연기 소식에 증권업종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29일 장 개시와 함께 증권주들이 영향을 받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장 막판 코스피지수가 강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이기는 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상장 차익이 더 클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대형사의 경우 주가가 소폭 오른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4%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관련 업계의 의견도 갈리고 있어 일부는 정부안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반면 일부는 거래소 상장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목을 잡았다고 평하기도 했으며 중간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시중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두 기관의 파워게임을 떠나서 어떻게 해결할지 조율하는 문제가 먼저 논의되야 할 것"이라며 "논점인 감시기능이 어느쪽에 가던 소홀히 할 문제가 아닌만큼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약간의 정관 변경을 거쳐 거래소가 그대로 상장한다 해도 주변의 시선이 있는 만큼 오히려 거래소가 감시를 강화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두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기보다 사태 해결에 먼저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정부안에 손을 들어줬으나 두 기관 모두에 쓴 소리를 아까지 않았다. 그는 "거래소의 상장이 2년 전부터 진행돼 왔을 뿐더러 지금 문제가 된 얘기들도 이미 이전부터 논쟁이 됐던 만큼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사태를 미리 해결하지 못하고 상처를 터뜨린 두 기관 모두에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연구원 모두 이번 상장 불발로 인한 증권주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공통된 견해를 내놨다. 상장이 연기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상장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사람도 적을 뿐더러 상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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