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라이프] “눈치보치 말고 마음대로 출퇴근”… 신한은행 ‘자율출퇴근제’ 의무화

입력 2016-09-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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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전직원 매월 2일 이상 활용… “지점장·부서장부터 솔선수범” 독려

▲조용병 신한은행장(서 있는 사람 중 가운데)과 유주선 신한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스마트워킹강남센터 내 사무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신한은행
▲조용병 신한은행장(서 있는 사람 중 가운데)과 유주선 신한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스마트워킹강남센터 내 사무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이달부터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전 직원 대상으로 의무화한다.

7월 25일부터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현재 신한은행은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킹센터 근무, 자율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1만4000여 명의 전 직원이 매월 2일 이상 스마트근무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기존 본점 직원이나 외부 업무가 많은 영업점 직원으로 한정해 자율적으로 실시하던 것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의무화했다. 영업점 직원들의 경우 월 2일 이상 반드시 자율출퇴근을 해야 하며,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는 개인 사정에 따라 추가 선택할 수 있다.

조병용 행장은 ‘아직도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눈치가 보여 마음 놓고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자율근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도입 초기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주저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일단 전 직원이 체험해보면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지점장 및 부서장급부터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스마트근무제는 7월 25일 시행 이후 8월 31일까지 전체 직원의 5% 수준인 739명이 동참했다. 신청 건수로 보면 하루 평균 72명이 스마트근무제를 활용했다. 자율출퇴근 495명 1300건, 스마트워킹센터 근무 205명 603건, 재택근무 39명 44건 등이다.

근무시간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은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워킹맘과 맞벌이 부부, 외부 거래처와 미팅이 잦거나 근무지가 멀어 ‘러시아워’를 피하고 싶은 직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정해진 사무실이 아닌 별도로 마련된 사무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도 가동한다. 본점과 영업점 직원 중 단독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워킹센터는 정보통신(IT) 개발부나 외부 인터넷망 활용이 많은 인재개발부, 또는 기업영업(RM), 프라이빗뱅커(PB) 등 외부영업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예컨대 정보통신기술(ICT) 직원이면 분석 및 설계, 테스트 등 개별적 업무를 보거나 기획안 도출, 연구조사,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할 때 사무실이 아닌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영업점의 기업부문(RM)이나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처럼 외부에서 일할 때가 많은 직원도 인근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워킹센터에서는 복장 제한이 없어 청바지는 물론 반바지를 입고 일을 해도 된다.

신한은행은 서울 강남과 서울역, 경기 용인시 죽전 등 3곳에 스마트워킹센터를 마련했다. 스마트워킹센터를 경험한 신한은행 직원은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면서 덜 피곤하고 시간이 절약돼 업무 집중도도 높아질 것 같다”며 “사무실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더 좋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본점에 8석 규모의 스마트워킹센터를 추가했으며 영등포 서부지역에도 추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재택근무 등도 직원들이 걱정 없이 신청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스마트근무제가 ‘웰프로 휴가제’처럼 정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 도입된 웰프로 휴가제는 모든 직원이 영업일 기준 10일의 휴가를 연속으로 쓰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당시에도 웰프로 정착에 관한 의구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 직원이 널리 활용하는 휴가제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2주간 장기 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을 병행하는 등 웰프로 휴가 제도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완전히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스마트근무제도 이번 3개월간 의무화를 통해 직원 간 협력과 배려로 자유로운 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제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은행원들의 재택근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본의 3대 은행으로 꼽히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즈호은행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거나 올해 안에 실시할 계획이다. 재택근무 인원도 전체 직원의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많고 근무 영역도 업무용 단말기를 집에 설치해 은행 전산망이 필요한 업무가 가능한 수준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은행들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일본의 은행들처럼 재택근무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면서 예전처럼 반드시 은행에 나가야 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업무 유연화 추세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스마트근무제 도입과 관련,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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