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청년들이여, 절망의 방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내자

입력 2016-09-06 10:30 수정 2016-09-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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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국회인턴유니온 위원장

“창문도 없고 또 절대로 부숴버릴 수도 없는 그런 방이야. 그 속에는 많은 사람이 깊이 잠들어 있지.”, “몇 사람을 놀라 깨우게 함으로써 구원받을 수 없는 임종의 고통을 맛보게 한다면 과연 잘한 것이라고 여길 수 있겠나.” 루쉰의 소설 ‘자서’의 한 대목이다. 우리 사회의 청년 현실을 떠오르게 한다.

청년들이 아프다. ‘N포세대’와 ‘헬조선’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낸다. 국회에 있는 청년들도 아프다. 10년째 동결된 기본급, 평균 11개월 쪼개기 계약, 장시간 근로에도 절반만 인정되는 연장근로수당 등, 바로 국회 청년인턴들이 처한 현실이다.

지난해 국회인턴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인턴유니온이 설립되었고 국회사무처와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제19대 국회를 끝으로 노사 협상이 멈췄다. 결국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직 절망하기는 이르다. 국회인턴의 노조 설립은 국회의 특수한 고용관계로부터 출발한다. 고용과 해고 권한은 국회의원에게 있고 사용자인 국회사무처는 근로계약만 맺는다. 국회가 만든 인턴고용제도라는 덫에 국회 스스로 걸려 옴짝달싹 못 하자, 인턴 당사자가 노사교섭으로 처우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제20대 국회에서도 부당한 청년인턴 제도에 맞서, 더 많은 인턴 조합원들과 함께 이 절망의 방에서 다시 일어날 것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로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여 공공기관, 사기업까지 나아가야 한다.

글머리에 언급한 딜레마에 대한 루쉰의 답은 이렇다. “그러나 다만 몇 사람이라도 일어난다면 그 쇠로 된 방을 부술 희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겠나?”

이 절망의 방을 부수기 위해서는 국회인턴은 물론 청년세대와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깨어나 힘껏 두들겨야만 한다. 국회인턴유니온은 그 시발점으로 기능할 것이다. 우리 모두 일어나 목소리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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