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안개속에서 길을 찾다

입력 2007-08-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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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테오 알겔로폴로스 감독이 1988년 연출한 '안개속의 풍경'이라는 영화가 있다.

사생아인 두 남매가 어머니가 지어낸 거짓말을 실제로 믿고 무작정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끝도 없고 밑도 없는 본질을 찾아 떠난다는 영화의 내용이나 감독의 지독한 영상미학 추구가 제목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의 증시를 보고 문득 '안개속의 풍경'이라는 제목이 떠올랐다. 단지 다른 게 있다면, 오늘 증시는 안개 속에서 헤매이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길을 찾아냈다고나 할까?

20일 국내 증시는 지난주 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 소식으로 전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과 더불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코스피 선물시장에서는 2004년 이후 약 3년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늘의 급상승으로 인해 방향성은 찾았을지언정 안개가 완전히 걷힌 건 아니라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또한 큰 변동성은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증시의 가장 큰 현안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실체를 알 수 없다는 거다. 그것이 완전히 걷히기 전까지 우리 증시는 여전히 안개속을 헤매는 두 남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NH투자증권 소장호 선임연구원은 "오늘의 지수 반등으로 인해 심리적 안정은 어느정도 찾았지만,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 있다"며 "다음달 18일 예정돼 있는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 결정 여부가 지수 상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소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낙폭과대가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였다는 점 그리고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 등을 꼽아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있기 때문에 분할매수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미국 재할인율 인하 소식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후폭풍을 잠재웠다"며 "앞으로 여러 악재가 나오더라도 미국은 계속 이것을 무마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연구원은 "완벽한 상승추세로 진입하기까지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복잡다단하고 또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까지는 변동성이 큰 장세는 여전히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일단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 있고 기업 실적도 무난하기 때문에 낙폭 과대 종목인 증권, 조선, 기계 업종을 저점매수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 역시 "오늘의 지수 반등이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서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굴곡이 심한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일단 극도로 불안정한 심리가 안정됐기 때문에 지수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지만 1800선에서 강한 저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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