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4차 산업혁명과 소비 혁명

입력 2016-08-08 10:30 수정 2016-08-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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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4차 산업혁명으로 생산과 분배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4차 산업사회의 다음 과제는 무엇이 될 것인가. 과학기술이 이룩한 초생산성 혁명의 성과가 적절한 분배로 이어진다면 유토피아가 올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4차 산업혁명에서 스위스가 시도했던 기본급은 통상적인 분배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생산과 분배 문제 해결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1, 2단계 이후에 제기될 소비의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기본급을 분배 받은 시민들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마약과 같은 순간적 쾌락에 탐닉하는 사회는 결국 행복지수가 내려가고 사회는 황폐화될 것이다. 순간적인 쾌락과 탐욕은 인간을 병들게 한다. 과거 로마제국의 멸망 과정에는 빵과 서커스를 제공한 국가 제도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소비가 진정한 인간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대안이 필요하다. 프로이트는 사랑하고 일하고 일하고 사랑하라고 했다. 원래 인간은 무엇인가를 추구할 때 행복감이란 보상을 받도록 진화되었다. 추구할 목표가 사라지면 인간은 순간적 쾌락에 탐닉하게 된다. 물질의 생산에서 벗어나게 된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정신적 목표가 제시되어야 하는 이유다. 돈 많은 실업자보다는 박봉으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주장도 있지 않은가.

보람 있는 일이 아니라 돈만 제공한 미국 등 많은 국가의 사회보장 제도는 실패로 귀결되었다. 할 일이 없는 실업자들이 실업 급여를 받아 마약상으로 달려가면 사회는 타락한다. 착한 소비를 위하여 돈의 투명성이 필요하다. 투명한 햇살이 비치는 사회에서는 곰팡이가 번성하지 못한다. 음습한 돈의 거래는 백일하에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분배에 이은 착한 소비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순간적 쾌락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착한 소비를 평가하고 보상하자는 것이다.

이제 인간의 정신적 행복을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매슬로 욕구 5단계설의 1, 2단계를 충족시킨 1, 2차 산업혁명에 이은 3차 산업혁명은 사회적 연결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매슬로 욕구 4단계인 ‘자기 표현’과 5단계인 ‘자아 실현’의 충족을 향하고 있다. 자기 표현을 위한 소비가 정체성이다. 소비가 개인화하고 대량 생산의 제품보다 맞춤의 작품이 선호된다. 명예를 획득하기 위한 나눔 활동도 활발해지게 된다. 나눔은 물질과 정신 모두가 포함된다.

궁극적으로는 자아 실현을 지향하는 기업가정신이 활발해질 것이다. 기업가정신은 자아 실현을 넘어 매슬로의 5단계를 넘어서는 6단계의 ‘타아 실현’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은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의무를 가져야 한다. 꿈과 뜻을 가지고 정신적 행복을 주고 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소비 패러다임일 것이다.

결국 일과 놀이가 결합되는 사회, 호모 파베르와 호모 루덴스가 융합하는 호모 파덴스의 사회가 4차 산업사회가 될 것이다. 흥과 멋이 넘치는 사회는 폴리스시대 그리스 시민 혹은 과거 화랑도와 같이 담론과 풍류를 즐기고 국가에 봉사하는 구조로 진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4차 산업사회의 최대 산업은 놀이와 문화산업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물을 만들고 인간은 소비를 통하여 행복을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하자는 것이다.

행복을 잘 추구하는 사람은 존중 받고 보상 받는 반면, 자신과 남들의 행복을 저해하는 사람은 징벌 받는 행복 중심의 사회를 꿈꾸어 본다. 미래의 최대 산업은 IT, BT를 넘어 HT(Happy, Human Technology)가 되고, 미래 사회의 지표는 GDP에서 GHI(Gross Happy Index)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 융성과 개인의 적극적인 행복 추구가 바로 4차 산업사회의 생산, 분배에 이은 소비 혁명의 목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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