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담합 시인할테니 과징금 깍아달라?"

입력 2007-08-03 14:48 수정 2007-08-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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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교보생명, 공정위 담합조사 자진신고 '논란'...업계 반목 심화 초래

공정거래위원회가 생명보험사들을 상대로 유배당 퇴직보험 판매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생명·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가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신고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난 6월 공정위가 국내 10개 손해보험사들을 대상으로 5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과정에서 동부화재·한화손해보험·대한화재 등 일부 손보사들이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을 경감 받은 실례가 있어 다른 보험사들과 반목이 심해져 이번에도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생보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금리연동형 유배당 퇴직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예정이율 및 배당률을 담합한 혐의로 지난 3월부터 12개 생보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중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이른바 '빅 3'로 불리는 생보사 중 2곳인 대한·교보생명이 자진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그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경우 업계 중위권인 한화손보와 대한화재 등의 자진신고는 업계에서 '그럴 수도 있다'는 동정표를 얻었지만 업계상위권인 동부화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의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자진신고를 바라보는 동종업계의 반응은 더욱 차가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영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생보사들은 상위 회사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 생보사의 관계자는 "규모나 경영실적에서 한참 떨어지는 우리도 가만히 있는데 어떻게 대형사들이 먼저 선수를 칠 수 있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상품 특성상 회사간 업무회의가 많고 상품이 비슷해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논란이 있을 때마다 슬기롭게 대처한 바 있다"며 "특정 회사들이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자꾸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향후 이의신청하는데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형 생보사들의 자진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보업계도 손보업계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동종업계 끼리의 반목과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생과 교보의 자진신고가 알려지면서 그동안 이어지던 업계 담당자 회의 내지는 정보 수집활동이 전면 중단됐다"며 "특히 일부 회사의 경우 다른 회사 업무 담당자들을 만나는 것을 강력히 규제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자진신고 업체가 어디인지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자세한 내용은 결과가 발표돼야 알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나타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생보업계 담합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시기는 수 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진신고업체가 어딘지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공정위의 담합 조사 가운데 유화업계·손보업계에 이어 생보업계에 이르기까지 한 공정위의 자진신고 유도로 회사들간 갈등이 계속되자 업계는 물론 공정위 내부에서도 이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자진신고로 인한 과징금 감면제도의 정비를 위해 관련법안 시행령 개정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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