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소상공인정책의 파시모니어스화 - 소상공인 기업가정신이 답이다

입력 2016-06-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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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 조지워싱턴대 초빙교수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정책은 문제의 숫자만큼 정책의 수도 많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정책을 제안하고 심지어 입법화를 시도한다. 그러면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제 대한민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의 ‘파시모니어스’(parsimonious)화가 필요하다. 파시모니어스는 ‘극도로 아끼는, 아주 인색한’이란 뜻이다. 이론적으로 세상은 100%가 설명 가능하다. 세상만큼 복잡한 모델을 만들면 된다. 그러나 복잡한 모델은 처방적 의미가 없어진다. 이 원칙 때문에 대학과 학문이 존재하는 것이다. 좋은 모델, 좋은 정책이란 변수의 수가 적을수록 좋다. 핵심 변수가 나머지 변수를 건드리면서 빅뱅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중소기업 정책은 복잡한 여론 정책이다. 증상만 치료하는 증상처방이다. 결국 중소기업의 빅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 변수는 기업가 정신과 글로벌 시장 변수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내수의 물이 말라가고 있다. 과거 고성장시대에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역량 구축형 증소기업 정책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순간 더 이상 효과가 없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꿈을 가진 기업가의 열정과 제품 혁신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정책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때이다. 국내 소상공인들은 과밀해 국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에 이어 2위로 생계형 창업이 계속 이루어지는 나라이다. 소상공인 정책은 거의 내수형 정책에 집중돼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첫째, 한국은 고령화사회로 낙후하고 있는 지역에 소상공인 기업가 정신으로 도심 재활성화의 젠트리피케이션 정책이 필요하다. 선진국일수록 지역개발 사업에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젊은이들을 투입해 지역활성화에 성공하고 있다.

둘째, 대학생 소상공인 기업가 창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대학생들은 스토리텔링에 민감하다. 성공한 소상공인 거리를 대학생들의 소상공인 기업가 정신 실습 장소로 채택하고 젊은이들이 경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투입하는, 소상공인 청년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소상공인 정책도 이제 점의 정책이 아니라 선과 면의 플랫폼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플랫폼이란 점포 속의 점포를 만드는 것이다. 경기 용인 보정동의 카페 거리는 점포 속의 점포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넷째, 개발도상국 아세안 시장은 ‘의식주’ 산업이 중심이다. 이른바 소상공인들이 돈 버는 경제이다. 소상공인의 나홀로 해외진출은 외롭고 성공하기 어렵다. 소상공인 협동조합을 만들어 집단적 글로벌화를 이뤄야 한다. 현대자동차 해외진출 성공의 핵심은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green field) 전략이었다. 소상공인 글로벌 정책도 사업협동조합을 만들어 보정동 카페 거리를 동남아시아의 어느 신흥지역에 100m 정도의 K-숍 진출을 모색해봤으면 한다. 위대한 모방(Imitation)이 위대한 혁신(innovation)의 출발이다.

‘ICE 공식’이 있다. Innovation=Creativity*Entrepreneurship이다. 창조는 기업가 정신을 만나야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기업가형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정부와 세계 유수 대학들이 올인하고 있는 이유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아시아나 중동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힘들지만 꿈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고 성과도 챙기고 있다. 소상공인 정책에도 ‘파시모니어스’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우리 젊은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평생 먹거리를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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