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5월 17일 공양왕(恭讓王)- 멸망의 비운을 맛본 고려의 마지막 왕

입력 2016-05-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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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편집위원

공양왕(1345.3.9~1394.5.17)은 고려의 마지막 왕이다. 마지막 왕. 사람들은 이 말을 늘 나약함으로 연결한다. 공양왕도 그랬을까. 본래 그는 왕의 자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여유롭게 살았던 평범한 왕족이었다. 그런 그를 이성계 일파와 정몽주가 왕으로 옹립한다.

하지만 그들은 셈법이 달랐다. 공양왕은 이성계와 사돈 관계였다. 이성계와 후실 강씨의 아들 이방번이 공양왕의 형인 정양군 왕우의 사위였다. 역성혁명을 꿈꾸던 이성계 일파로서는 공양왕을 꼭두각시쯤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 정몽주는 어떻게든 고려 왕조의 혈통을 이어 새로운 희망을 엿보려 했다.

당시 고려는 신진사대부가 정치 세력의 중심이었다. 신진사대부는 점진적인 개혁을 하려는 온건파와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 급진파로 나뉘어 있었다. 정몽주와 이색 등이 온건파, 정도전이 대표적 급진파였다. 급진파는 이성계의 신흥 무인세력과 결탁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양왕은 온건파에 손을 내민다. 그들과 함께 이성계 일파를 견제해 고려 왕조를 지키려 했던 것 같다. 공양왕은 겉으로는 유약한 모습을 보여 이성계와 급진 사대부를 안심시키는 한편, 정몽주를 수문하시중에 앉혀 온건 사대부에 힘을 실어준다. 정몽주는 공양왕의 은밀한 지원 속에 이성계 일파를 숙청할 기회를 엿본다.

1392년 정몽주는 이성계가 사냥을 나갔다가 낙마하여 드러눕자 이를 틈타 정도전, 조준 등 이성계 일파의 핵심 인물들을 모두 탄핵하고 귀양을 보낸다. 정몽주는 이성계까지 제거할 것을 주문했지만 공양왕은 어물쩍거리다 기회를 놓치고 만다. 고려를 지키려 나름대로 안간힘을 써왔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우유부단함을 보여 ‘고려 멸망’이라는 운명을 지고 만다. 정몽주는 살해되고, 공양왕은 폐위되어 원주로 유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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