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지 말자

입력 2016-04-21 10: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정유 산업부 기자

최근 벤처업계가 뒤숭숭하다.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TIPS·이하 팁스)을 운용하는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가 구속되면서 창업 지원을 받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혹시나 자신들에게 투자한 정부 자금이 환수되지 않을지, 아니면 이후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눈치다.

팁스는 운영사로 선정된 투자사가 벤처회사에 1억원을 투자하면, 중소기업청이 매칭해 최대 9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민간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운영사가 투자 대가로 취득할 수 있는 스타트업 지분율을 40% 이하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별다른 규제는 없다. 이번에 검찰이 호 대표를 구속한 것도 이 같은 팁스의 자율성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벤처업계에선 반발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검찰이 벤처투자 업계의 관행을 잘 모른다”, “호 대표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등의 목소리가 대부분인데, 그렇다 할지라도 검찰이 이미 호 대표를 구속한 것은 엄연한 ‘팩트’다. 벤처업계에 그 어떤 관행이 있다 해도 법을 이길 수는 없다.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팁스를 통해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그리고 불안감으로 점차 냉각되는 벤처투자 업계의 분위기다. 실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향후 정부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지 우려했다. 자칫 모든 투자가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 어린 전화는 물론, 무조건적으로 검찰을 비난하는 의견도 많았다.

팁스는 채 2년밖에 되지 않은 사업인 만큼, 아직은 과도기다. 과도기에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들은 오히려 초반에 다잡고 가는 편이 좋다.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면 되겠느냐.” 최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발언이 생각난다. 이번 더벤처스 사태와 벤처투자 업계 전반을 연결짓지 말라는 의미다. 자칫 잘못해 ‘초가삼간’을 태우게 되면 우리나라 벤처업계는 또다시 암흑기를 걷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벤처 활성화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에 움츠러든 비트코인, 13조 원어치 '시한폭탄' 움직였다 [Bit코인]
  • 전장연, 오늘 국회의사당역 9호선 지하철 시위…출근길 혼잡 예고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종합] 뉴욕증시, 美 국채 금리 급등에 얼어붙은 투심…다우 400포인트 이상↓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10:56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985,000
    • -0.98%
    • 이더리움
    • 5,230,000
    • -1.69%
    • 비트코인 캐시
    • 648,000
    • -0.31%
    • 리플
    • 728
    • +0%
    • 솔라나
    • 233,400
    • +0.21%
    • 에이다
    • 627
    • -1.42%
    • 이오스
    • 1,126
    • +0.36%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400
    • -0.23%
    • 체인링크
    • 26,080
    • +2.44%
    • 샌드박스
    • 619
    • -0.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