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 열풍] 시청률 좇아 ‘썼다 지웠다’… ‘영화같은 드라마?’ 아직은

입력 2016-04-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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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수입·시청자 반응 외면 못해…‘태후’ 성공에 “바뀔 때 됐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장점은 열악한 드라마 현실을 개선한다는 점에 있다. 사전 제작의 경우 대본이 미리 나와 이를 연기자가 충분히 숙지할 수 있으며, CG(컴퓨터그래픽) 작업 등 후반 작업에도 공을 들일 수 있다. 때문에 배우와 연출진 모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며 양질의 드라마가 탄생하는 밑거름이 된다.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은 ‘밤샘 촬영’과 ‘쪽대본’으로 대변됐다. 방영 시간에 쫓기면서 밤새워 촬영하기 일쑤였고, 작가들은 실시간으로 대본을 작성해 촬영 당일이 되어서야 현장에 대본이 전달됐다. 그러다보니 드라마가 생방송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더 큰 문제는 방송이 언제든 불발될 수 있다는 위기가 상존한다는 점이다.

배우 이효정은 “방송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열악한 드라마 현실은 시청자와의 약속이 늘 깨질 수 있는 위기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배우 이순재는 “쪽지 대본이 무슨 행패인지 모르겠다. 밤 9시에 낮 신 찍는 게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문제점을 밝혔다.

사전 제작 시스템은 드라마 제작 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일례로 ‘태양의 후예’가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현실감 있는 상황 묘사에 따른 결과다. 제작진은 CG 효과에 공을 들여 사전 제작의 장점을 살렸다. 극 중 송중기와 송혜교가 재난 현장에 맞닥뜨리는 장면에서는 하늘에 잿빛 하늘이 만들어졌고, 태백에서 촬영된 구호 현장에는 그리스 배경이 합성됐다.

송중기는 5일 드라마 홍콩 프로모션에서 “우리가 의미 있는 작업을 했다”며 “이전보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시간 시청자 반응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매주 방영되는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 반응을 의식해 드라마의 방향을 틀거나 캐릭터 성격을 변경하는 시도가 중요하게 인식됐다. 시청률이 상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의 기호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쪽대본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 받고 있지만 단순히 작업이 늦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드라마는 시청자 의견이 절대적인데 사전 제작은 이를 철저히 배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전 제작 드라마는 영화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영화는 100% 제작이 완료된 후 개봉한다. 배우들이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광고, PPL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영화처럼 만들어질 수는 없지만, 사전제작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양질의 작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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