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증시포인트]두 갈래로 나뉘는 투자자들

입력 2007-06-21 08:27 수정 2007-06-21 08: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거침없이 상승하던 주가에 급제동이 걸렸다.

표면적으로는 코스피지수 1800 돌파의 선봉장이었던 증권주들이 폭락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전장터에서 대장이 부상당하자,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속도에 대한 부담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과 외국인 매도 공세 강화도 급락의 이유로 들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16주 연속 상승했고, 외국인은 전날 3200억원 포함해 이달들어 총 2조6000억원 누적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지나간 얘기다. 급락하면 급락의 이유를, 급등하면 급등의 이유를 어디에선가 끌어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를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의 전략과 전술을 결정짓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우선 증권주 급락은 신용거래 규제와 신규 증권사 설립 완화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 규제는 증시거래대금 위축을 불러올 수 있고, 신규 설립 완화는 요즘 증권가를 달구고 있는 인수합병(M&A) 이슈를 누그러뜨리는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증권주에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간접투자 확산 등 중장기적인 호재도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매도의 성격도 단순 차익실현인지 기조적인 이탈인지 불분명하다.

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조정다운 조정없이 상승한 국내 증시가 중국의 기습적인 긴축조치 단행 가능성 등 주요국들의 인플레에 대한 대응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매매방향과 관련해서는 내달초 중국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차이나모바일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국내증시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홍순표 연구원은 "외국인의 최근 순매도가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기업공개와 관련된 자금 확보의 일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로 작년 10월 중국 공상은행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를 전후로 1조5574억원의 차익을 실현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속도에 대한 부담이다. 본격적인 기술적 조정이라면 앞으로의 흐름은 생각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문제는 심리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정의 폭과 기간은 어제 하루의 조정만으로 예단키 어려우나, 반대로 상승여력을 고민해 볼 때 일정 부분 부담감이 존재한다고 보여진다"며 "결국 조정의 폭과 수준은 향후 국내 투자자의 심리적인 반응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날의 급락이 본격적인 조정인지, 그동안의 흐름처럼 추가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수준에 그칠 지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성향에 맞게 이원화된 전략을 추구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투자자의 경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하지만, 중장기적인 스탠스를 가져가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빠질 때마다 하반기 실적 호전 업종에 분할 매수로 대응하며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장기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무방하겠지만, 단기투자자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은 21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국내 증시의 수급상 변화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와 국내기관의 순매도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기관은 향후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수익률 상회 등에 따른 내부 유동성의 원활한 확충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순매수 비중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해 보면 최근 외국인이 매도 우위에 주력하고 있지만, 국내기관이 시장주도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증시내 미묘한 수급상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국내기관이 선호하는 증권, 조선업을 비롯해서 유통, 음식료와 같은 내수업종 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심리적 요인으로 과도하게 급등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품을 제거하는 흐름이 진행되겠지만 시장 전반에 걸친 조정세의 확산보다는 차별적, 제한적인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질적인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재평가 과정을 거치고 있는 주도주들의 경우 기존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심리적 기대감이나 단기 급등락에 휩쓸리기보다는 조선 및 소재등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가시적인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시장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사상 최고가 장세에서 보다 효율적인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대우증권 이경수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투자자의 경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 투자심리 안정을 확인한 이후 재진입 하는 전략이 적절한데, 그 판단의 잣대는 증권주 시세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스탠스를 가져가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빠질 때마다 분할 매수로 대응하며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매수 대상이 될 터인데, 잣대는 2분기 및 하반기 실적 호전 업종에 맞추기를 권고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조선, 금융(증권 포함), 지주, 기계, 건설 업종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어제의 지수하락은 단기 고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 동안 백안시했던 유가 등의 악재가 새로운 재료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아직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급증했던 신용잔고는 주가 하락시 부메랑으로 돌아와 주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형주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권장하며, 업종별로는 해외 악재로부터 자유로운 내수주가 유리할 전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늘(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때 신분증 필수…"사진으로 찍은 신분증은 안 돼"
  • 김호중 클래식 공연 강행…"KBS 이름 사용 금지" 통보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하면…내 마일리지카드 어떻게 하나 [데이터클립]
  • “높은 취업률 이유 있네”…조선 인재 육성 산실 ‘현대공업고등학교’ 가보니 [유비무환 K-조선]
  • 9위 한화 이글스, 롯데와 '0.5경기 차'…최하위 순위 뒤바뀔까 [주간 KBO 전망대]
  • 단독 ‘에르메스’ 너마저...제주 신라면세점서 철수한다
  • 이란 최고지도자 유력 후보 라이시 대통령 사망...국제정세 요동칠까
  • '버닝썬 게이트' 취재 공신은 故 구하라…BBC 다큐 공개
  • 오늘의 상승종목

  • 05.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974,000
    • +1.38%
    • 이더리움
    • 4,328,000
    • +1.76%
    • 비트코인 캐시
    • 678,500
    • -0.22%
    • 리플
    • 718
    • +1.41%
    • 솔라나
    • 248,600
    • +6.42%
    • 에이다
    • 651
    • +0.77%
    • 이오스
    • 1,112
    • +2.02%
    • 트론
    • 168
    • -0.59%
    • 스텔라루멘
    • 149
    • +1.3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700
    • +1.05%
    • 체인링크
    • 22,810
    • -1.47%
    • 샌드박스
    • 607
    • +2.0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