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민기업 포스코⑤] ‘물고 물리는’ 권오준·황은연…‘제3 세력’까지 변수 부상

입력 2016-02-29 10:49 수정 2016-03-0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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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주총 앞두고 갈등 격화 전망…OB·정부관료 주축 ‘勢결집’ 여부 주목

포스코에 ‘외부 상시 감시시스템’ 도입이 논의되는 것은 최근 사내에서 정권 실세를 등에 업은 권력 쟁탈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없는 회사인 포스코가 독립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외부 감시 시스템 고삐를 조일 때란 것이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정치권력을 통한 회장 취임→정치권 청탁수용→회사 부실화→정권 교체 뒤 검찰 수사’란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외부 상시 감시시스템 도입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권오준 회장과 황은연 사장 등 현 경영진에 ‘줄서기’가 팽배하다는 소문과 함께 제 3의 세력까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포스코 경영권을 둘러싼 이전투구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제 3세력 결집 주목 = 다음달 11일 포스코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 3의 세력 결집 여부에 포스코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제 3의 세력은 포스코 전직 고위 관계자와 정부 인사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에 외부 상시 감시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포스코 내ㆍ외부 관계자들의 폭넓은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최근의 흐름은 권오준 회장의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 권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포스코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회장 후보를 거론하고 있다. 그 중 실세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단연 황은연 사장이다.

황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등기이사에 오르지 못했다. 경쟁에서 1패를 기록한 셈이다. 그러나 황 사장이 차기 회장 경쟁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황 사장과 현 정권과의 관계는 총선 결과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더 멀어질 수도, 다시 가까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연임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이번 포스코 권력 쟁탈전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투구 양상이 거세지고 올해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권 회장의 연임이 유력해질 수 있다.

서열상으로는 현재 포스코 2위인 김진일 사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황 사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황 사장이 낙마하면서 김 사장은 이전보다 힘을 얻은 상황이다. 다만 김 사장은 이미 정준양 전 회장, 권오준 회장과 포스코 CEO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또 포스코와 같이 관료주의가 강한 회사는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 현장보다 재무와 같은 경영지원에 힘이 실린다. 김 사장은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한 현장 출신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혼란을 막기 위해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줄서자” 내부 경쟁도 치열 = 포스코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요 후보들의 핵심 측근도 주목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의 포스코 권력투쟁 사태에서 모종의 역할을 담당했다. 향후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들 간에 복마전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사장의 측근은 그가 맡고 있는 경영지원(HR)을 중심으로 인사, 총무, 행정을 맡고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달 초 인사에서 HR경영실장을 맡은 김병휘 상무는 황 사장이 마케팅 업무를 담당할 때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김 상무는 후판선재마케팅실장, 포스코사우스아시아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마케팅을 담당했던 2012~2013년에는 포스코 거래사인 코스틸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포스코를 수사하면서 코스틸을 함께 조사했다. 박재천 코스틸 회장은 2005~2012년 포스코와의 거래 과정에서 135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0월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인사 업무를 맡고 있는 양원준 상무(HR혁신실장)도 황 사장의 측근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 상무는 황 사장이 포스코 CR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던 2014년 초 서울 포스코센터로 왔다. 이전에는 광양제철소 행정담당 부소장을 맡았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양 상무가 비교적 최근에 황 사장과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행정담당 부소장인 최종진 상무도 황 사장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포항에 가기 전인 2014년 포스코 HR실장을 맡았다. 최 상무는 포스코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정민우 전 팀장이 지난 23일 포항에 내려갔을 때 그의 동선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센터의 행정지원 그룹장을 맡고 있는 서영기 부장도 황 사장과 가깝다. 서 부장도 황 사장이 마케팅 업무를 할 때부터 함께 일했다. 서 부장은 과거 마케팅전략실 마케팅전략그룹 팀리더를 맡았다. 그는 현재 서울 포스코센터의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다.

계열사에서는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내정자가 황 사장의 사람으로 꼽힌다. 한 내정자는 1978년 대우그룹으로 입사했다. 한 내정자가 포스코건설 사장에 내정된 데는 황 사장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황 사장이 지난 이사회에서 등기임원에 오르지 못하면서 둘 사이가 더 이상 가까워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애기도 나오고 있다.

권 회장의 측근으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이 주를 이룬다. 이달 초 인사에서 한 단계 승진한 장인화 부사장은 권 회장의 오른팔로 평가된다. 서울대를 나온 그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이다. 장 부사장은 신사업, 철강솔루션마케팅과 같은 권 회장의 핵심사업을 주로 담당했다.

김지용 인도네시아 법인장도 마그네슘 개발을 담당한 권 회장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 김 법인장은 올해 서울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됐지만 일부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이덕락 상무(프로젝트 지원실장)가 포스코에서 서울대 금속, RIST를 거친 인물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누가 누구 라인이냐는 평가는 사내에외서 나도는 억측에 불과할 뿐”이라며 “차기 회장과 관련한 논의를 벌써 꺼내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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