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貨殖具案(화식구안)] 왜 ‘브렉시트’인가?

입력 2016-02-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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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형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브렉시트(Brexit)’ 이슈가 또다시 외환시장을 뜨겁게 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당 파운드화 가치는 이러한 브렉시트 가능성을 반영, 7년 만에 연일 최저치를 경신, 파운드·달러 환율은 25일 현지시간으로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39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그 여파는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유로화도 떨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즉 엔화를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나 마이너스 금리에도 불구하고 엔고가 지속되는 이상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영국은 왜 브렉시트란 이슈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일까? 그 이유는 따지고 보면 매우 단순한데, EU에 소속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EU 관련 중요한 결정은 독일이나 프랑스에 의해 다 결정되어 버리고, 정작 영국은 매년 113억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분담금이나 내는 신세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깔려 있는 것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19.5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영국 전체 학교 예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어차피 EU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 차라리 이 돈을 더 효율적인 R&D 등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으냐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동구권으로부터의 난민들, 즉 이민자에 대한 통제가 힘들어 영국의 수준 높은 복지 혜택이 이들 난민에게 돌아간다는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약 절반은 외국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영국 통계청에 의하면 2015년 취업자 증가분 가운데 절반가량은 외국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국에 이주한 25만7000명 중 16만5000명은 근로 목적으로 이주한 것으로 발표됐다. 원래 영국 내 순이민자는 1990년대 중반까지 수만 명에 불과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1998년 14만 명으로 급증한 순이민자는 폴란드 등 동유럽 8개국이 EU에 가입한 2004년에 20만 명대로 올라섰고 2014년엔 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최근 중동 불안이 야기하는 난민들의 행렬이 여러 가지로 부유한 EU 국가들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언급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무역이다. 비록 EU가 영국 무역의 55%를 차지하고 있지만, 규제상으로 보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규제가 없는 게 영국이므로, EU의 규정에 묶여 EU라는 시장만 바라보기보다는 더 자유로운 입장에서 미국이나 중국 등 큰 나라들과 무역연합체제를 도모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이다.

그러면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일단 6월 23일 브렉시트 이슈는 국민투표에 회부되는데 만에 하나 브렉시트가 확정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블룸버그가 3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브렉시트가 파운드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29명이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탈퇴 결과가 나올 경우 1주일 안에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의 1.3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하는 등 매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찬성론자들이 지적하는 주요 문제점인 과도한 EU분담금(170억 달러 규모), 역외국가와의 자유무역 부진, 이민자 유입에 따른 고용시장 교란, 입법자유 침해 등은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이 겪고 있는 사안으로, 따라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 탈퇴 움직임은 덴마크, 프랑스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하며, 영국 내부에서도 스코틀랜드 독립 이슈가 구체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EU 자체가 와해되는 수순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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